- 관리자
- 2022-03-26 07: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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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배경음에 슬로우모션 등 화려한 편집…집권 10년 최대 치적 대내외에 과시
긴박한 배경음악(BGM) 속에 격납고가 열리면서 세 남자가 걸어 나오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으로 잡힌다. 세 남자가 신중히 손목시계를 보는 화면이 빠르게 교차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로 초대형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낸다.
흡사 마블시리즈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이나 K-팝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이 영상은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이다.
북한이 통상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보도를 할 때는 리춘히 아나운서가 기사를 낭독하는 가운데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 미사일과 이를 흡족하게 바라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상을 내보내는 식이었지만, 이번에는 파격적인 구성과 화려한 편집 기법으로 차별화했다.
영상은 검은색 가죽 항공 점퍼에 선글라스를 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운데 두고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걸어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김 위원장이 손목시계를 보다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고개를 끄덕이면 수신호를 보내는 손이 클로즈업되고 '괴물 ICBM'이라고 불리는 화성-17형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실려 격납고에서 나온다.
2020년 10월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길이 22∼24m로 추정돼, 세계 최장 '괴물 ICBM'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초침 소리를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발사 명령을 내리는 모습과 버튼을 누르는 손, 깃발을 이용한 수신호가 연달아 잡힌 뒤 ICBM이 발사되는 모습이 다각도로 공개됐다.
ICBM이 공중에서 2단 분리되는 모습과 미사일에 부착된 카메라에서 지상을 찍은 모습도 일부 담겼다.
영상의 속도를 늘였다 줄이는 타임 매핑과 줌인, 다양한 컷 교차 등으로 화려하게 편집한 것이 눈에 띈다.
중앙TV가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대내용 매체인 만큼 김정은 집권 10년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국방력 강화와 이를 상징하는 신형 ICBM 발사 성공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신형 ICBM 화성-17형을 두고 "주체적 힘의 응결체로, 자력갱생의 창조물로, 공화국 전략 무력의 핵심 타격 수단으로, 믿음직한 핵전쟁 억제 수단으로 완성시켰다"고 표현한 대목에서 보듯 북한은 이번 발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북한의 주요 기념일인 김일성의 110번째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있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 의지도 밝힌 상황에서 성공적인 ICBM 발사를 보여주며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도 읽힌다.
다만 이번 영상이 지난 16일 공중에서 폭파돼 실패한 화성-17형 발사와 전날 화성-15형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ICBM 발사 영상을 교차 편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앙TV는 화성-17형 발사 초반 모습과 식별이 불가능한 공중에서의 2단 분리 모습만 주로 비췄고 후반부는 사진으로 주로 채웠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24일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사진은 화성-17형을 발사했을 때의 모습을 공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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