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들어 장마당 이용 시간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이 다가옴에 따라 장마당 이용 시간을 늘림으로써 민심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회령시의 장마당 이용 시간이 2시~5시에서 2시~7시로 2시간 늘어났다. 하절기에 접어들면서 이용 시간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여기에 더해 개장 시간을 더 앞당기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장마당 이용시간을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눠 운영해오고 있다. 그동안 하절기에 해당하는 4월부터 9월까지는 장마당 이용시간이 3시~7시로 총 4시간이었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개장 시간을 1시간 앞당겨 총 5시간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을 앞두고 장마당 이용 시간을 다소 연장하고 나서자 주민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장마당 이용 시간이 너무 짧아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면서 “올해는 태양절이 정주년이라서 그런지 그나마 장마당 이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줘서 명절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점상들에 대한 당국의 통제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은 자본으로 장사 활동을 하는 노점상들은 현재 북한에서 생활이 가장 어려운 이들 중 하나로 꼽히지만, 북한은 길거리 장사가 경사스러운 명절을 최대로 경축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맞지 않고 사회주의 영상(이미지)을 흐리는 반사회주의 행위라며 이를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실제 이달 초 회령시 남문동 골목에서 떡을 팔던 한 주민이 안전원들과 규찰대에 걸려 시 안전부로 끌려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품 판매 금지 구역인 골목에서 장사했다는 이유에서다.

단속된 주민은 안전원에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으나 안전원은 특별단속기간이라면서 그를 시 안전부에 끌고 갔다는 전언이다. 결국 이 주민은 벌금 1만 원을 내고서야 풀려났다고 한다.

이에 내부에서는 ‘노점상들의 주머니를 털어 태양절 준비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공식적으로 장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벌금이나 뇌물을 받을 일이 많지 않지만,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것은 비법(불법)이기 때문에 단속을 명분으로 담배 한 갑이라도 받으려 안전원들이 노점상 통제에 열성을 부리는 것 아니겠냐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