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4-21 08: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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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에서 노동단련대 수감 중 건강상의 문제로 병보석된 60대 남성이 집에서 쫓겨나 다시 제 발로 노동단련대를 찾아가는 사건이 벌어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서 노동단련대 생활을 하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집으로 돌려보내진 60대 최모 씨가 아내와 딸에게서 쫓겨나 오갈 데가 없게 되자 다시 그 힘든 노동단련대를 찾아가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 씨는 아내를 잃고 혼자 살다가 지난해 4월 지인의 소개로 스무 살 딸이 있는 여성을 만나 새 가정을 꾸렸다.
그에게는 사별한 아내와의 사이에도 딸이 하나 있는데,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한 이 딸이 지난 1월 보내온 돈을 전달받았다가 보위부에 걸려 6개월 노동단련형을 선고받고 단련대에 수감됐다.
평소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최 씨는 노동 강도가 특히 센 것으로 알려진 단련대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28일 단련대 내에서 강제노동에 동원됐다가 현장에서 쓰러져 회령시 인민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무상치료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북한에서 최 씨를 치료하는데 필요한 의약품이나 매끼 식사 보장은 노동단련대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단련형을 선고받아 온 주민들의 사상개조를 전담하는 노동단련대가 수감자들의 병 치료와 식사까지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회령시 노동단련대 대장은 최 씨를 병보석하기로 하고 지난 10일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재혼한 최 씨의 처와 딸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모녀는 ‘(한국에 있는) 딸에게 전화해서 돈을 받은 후에 와라. 당장 입에 들어갈 쌀이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당신을 먹여 살리겠느냐’며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걷기조차 힘겨워하는 최 씨를 문전 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결국 최 씨는 시 노동단련대로 발길을 돌려 자신의 사정을 단련대장에게 설명했다”며 “이에 단련대장은 당분간 최 씨를 단련대에 머물게 하는 한편, 병 상태가 위급한 만큼 현재는 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는 게 얼마나 힘들면 단련대에서 돌아온 남편을 쫓아내고 또 쫓겨난 사람은 사람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단련대를 다시 찾아갔겠느냐”면서 “이런데도 정부는 주민들에게 충성과 행복을 노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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