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속 간부 무능·무사안일 질타…대대적 인사 예고
  • 관리자
  • 2022-05-20 07: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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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비서국 '제한성·결함' 언급…국가관리체계 총체적 허점 인식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가관리 체계의 총체적 허점이 노출되자 공직 기강 확립에 칼을 빼 들면서 곧 있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대적 문책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을 중심으로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19 확산에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선언하고 김 위원장이 앞장에서 사태 수습을 지휘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황을 간부들의 '직무태만' 탓으로 돌리며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전국적으로 심각한 보건위기 상황이 조성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일군(간부)들이 인민의 생명안전을 전적으로 책임진 입장과 자기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과도 중요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준엄한 비상시국에 일군들 속에서 나타나는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무능과 보신이 낳은 직무태공, 직무태만 행위로서 추호도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간부들에게 충성을 말로만 외우고 결의만 다지거나, 비상시국에 아무런 책임과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무사태평하게 지내거나 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행위는 "간부 자격은커녕 초보적인 양심도 의리도 없는 배은망덕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런 지적은 최근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수습을 위해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와 당 정치국 비상협의회 등에서 간부들의 무능과 언행 불일치, 안일한 태도를 비판한 연장선에서 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맞닥뜨린 방역시련의 초기부터 발로된 국가의 위기 대응능력의 미숙성, 국가 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우리 사업의 허점과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6·25전쟁의 '대동란'과 다름없는 '비상시국'에 대응하는 국가의 위기대응 능력이 상당히 미흡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가의 모든 사업체계와 우단점을 판별해볼 수 있는 시험대를 제공했다"고도 했는데, 초기 대응 실패가 단순히 붕괴한 의약품 공급 유통 등 열악한 보건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관리의 총체적 위기라는 시각에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자신의 통치를 받드는 당 정치국과 비서국의 '제한성'과 '결함'을 지적한 데서는 절대 권력 시스템에 구멍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고위 간부들을 뜻하는 '국가지도간부들'을 비판하며 '국가의 통일적 체계'와 '당중앙과의 일치보조를 의무적으로 유지할 것'을 촉구한 것은 절대권력자인 그의 지시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지속적인 경제난 속에서 고위간부들 사이에 만연화돼 있는 무사안일한 태도와 겉으로만 충성을 외치는 태도에 상당히 실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난 10년 집권 기간 당대회부터 아래 당세포 대회까지 다양한 정치행사를 통해 간부들의 충성과 기강 확립을 끌어내며 권력 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자신감을 가졌으나, 이번에 제대로 실태를 파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듯 정치국 상무위는 무능과 보신으로 자리를 지키는 간부가 없도록 규율 통제와 감사를 강화하는 대책과 내달 상순 예정된 당 전원회의에서 다룰 인사안도 일찌감치 논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간부들을 겨냥한 '부패와의 전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기강 확립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김 위원장이 코로나 수습과정을 통해 간부들의 수준과 태도에 실망하며 큰 위기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상순 당 전원회의에서 대규모 숙청 등 인사 태풍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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