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5-24 06:34:06
- 조회수 : 686
북한에 '국가핵동력위원회'라는 명칭의 기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지난해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동력 발전'을 공개적으로 재천명하면서 원자력을 군사 뿐 아니라 전략생산에 활용해 전력난 해소에 이용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9일 사망한 고(故)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에 국가핵동력위원회 명의로 된 근조화환이 놓였다.
북한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를 통틀어 '핵동력' 명칭을 가진 국가 기관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가핵동력위원회가 보낸 근조화환을 확인했다"며 "아직 기관의 성격과 역할은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기관이라기보다는 기존 내각 산하의 원자력공업성을 확대 재편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1992년 '원자력법'을 처음 제정한 이후 내각에 원자력총국을 뒀고 이후 원자력위원회, 원자력공업부, 원자력공업성 등으로 상황에 맞춰 재편해왔다.
특히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3년 4월 내각 공식 부처로 기존의원자력총국을 재편한 원자력공업성을 만들었는데, 앞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하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관련 법령을 제정한 데 따른 조치였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전원회의에서 '핵동력 발전'을 언급하면서 원자력공업 발전의 목적을 자위적 억제력과 자립 경제 발전 양대 차원에 뒀다.
그는 "원자력공업을 현대화·과학화하는 것은 핵물질 생산을 늘이고 제품의 질을 높이며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열쇠"라고 군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원자력부문에서는 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려 설비와 생산공정의 CNC화·무인화를 실현해야 한다"며 "원자력공업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최첨단과학기술의 토대우에 확고히 올려세우며 자립적인 핵동력공업을 발전시켜 나라의 긴장한 전력문제도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등장한 국가핵동력발전위원회도 단순히 핵을 무기화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라 전력난 해소 등을 위한 '원자력 산업' 진흥을 위한 기관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전망적인 수요, 앞으로의 주객관적 변화에도 대처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새로운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건설, 핵동력공업 창설을 힘있게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당대회 직후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후속조치로 '새로운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건설, 핵동력공업 창설' 등에 관한 내각 보고서가 채택됐다.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0월 TV캠페인에서 "자립경제의 기본 동력을 지켜선 전력공업 부문 근로자들이여, 당면한 전력수요를 보장하기 위한 증산 투쟁을 전개하자"며 "핵동력공업 창설에 본격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 결과물로서 나온 게 국가핵동력위원회라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통한 심각한 전력난을 타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목표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해 7월 유엔에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발적 국가별 검토'(VNR) 보고서를 보면 전기를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34.6%에 그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2020년 기준 239억㎾로 남한(5천522㎾)의 4.3%에 불과했으며 지난 20년간 줄곧 200억㎾를 넘나드는 수준이었다.
자력갱생을 경제발전 기조로 삼아온 북한으로서는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석유를 대체할 원전 건설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상업위성업체 맥사(Maxar)가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에 최근 대규모 원자로 건설 작업이 재개된 동향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 규모가 50MW급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1980년대 후반 가동을 시작한 기존 영변 원자로보다 10배가량 큰 규모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합의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경수로를 받기로 했지만, 2002년 고농축우라늄(HEU) 의혹이 제기되며 경수로 사업이 2003년부터 중단돼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