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올해 북한 모내기 부진 심각하다
  • 관리자
  • 2022-05-31 07: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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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최근 북한이 고온과 강수량 부족으로 가물고 저수지 저수율도 줄었으며, 방역차원 격리 및 이동 통제로 농촌인력을 제때 동원하지 못해 봄철 농사준비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모내기 진행상황을 알아보고자 북한 주요 곡창지대 및 평야지대 5곳을 대상으로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분석, 지난해와 진척상황을 비교해 보았다.

영상은 유럽연합(EU)의 센티넬-2A/2B호(해상도 10m)와 미국 랜샛-8호/9호(해상도 30m) 위성자료를 이용하였다. 영상은 구름 때문에 지표면이 가려진 지역이 많아서 지난해와 동일한 날짜의 것들을 얻기가 쉽지 않았지만, 최대한 상호 인접한 날짜를 골라서 분석하였다.

그림 1은 황해남도 연안군 연안평야 영상인데, 올해 모내기가 많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좌측은 지난해 5월 22일 촬영한 것이고, 우측은 올해 5월 20일에 찍힌 모습이다. 논에 물을 대면 컬러영상에서 짙은 청색의 모습을 띠고, 반면 물이 없는 마른 논은 옅은 분홍색으로 나타난다.

우측(올해) 영상을 보면, 가운데 논 지역에 좌측(지난해)과 비교하여 옅은 분홍색 모습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5월 말로 접어드는 시점에 아직 논에 물을 못 댄 지역이 많다는 것인데, 벼농사가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제라도 서둘면 6월 초까지 모내기를 할 수 있겠지만, 비정상적으로 많이 늦어진 상황이다. 영상에서 연녹색은 산림지대이고, 거미줄 모양의 흰색 실선은 논 외곽경계선이다.

북한 논 외곽선 경계자료는 우리나라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과거 작성한 자료인데, 귀하게 협조받아 분석 및 면적 계산 등에 활용하였다.
그림 1. 컬러영상에서 물 댄 논은 짙은 청색을 띠는 반면, 마른 논은 옅은 분홍색으로 나타난다. 우측(올해) 영상에서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마른 논이 옅은 분홍색으로 가운데에 넓게 펼쳐져 있다. 지난해(좌측) 대비 모내기가 매우 부진한 편이다./사진=센티넬-2A 영상

분석을 위하여 연백평야에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한 상황을 영상으로 파악하고 그 면적을 산출하여 지난해와 비교하였다. 분석기법으로 Gao(1996)의 ‘수역지수(NDWI)’를 활용하였고, Threshold 값을 조정하여 물 댄 논을 구분하였다.

그림 2에서 연백평야에 물 댄 논을 분류하여 노란색으로 나타내었는데, 우측(올해) 영상에서 논 지역 가운데가 휑뎅그렁하게 비어 있는 게 보인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모내기 상황을 논 면적 대비 진척율로 계산하였고, 표1에 정리하였다.
그림 2. 수역지수(NDWI) 분석과 Thresholding 기법으로 모내기 지역을 구분하여 노란색으로 나타냈는데, 올해 황남 연안군 모내기가 지난해보다 많이 부진하다. /사진=센티넬-2A 영상

1. 황남 연안군 연백평야 모내기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황남연안군 연백평야2022.05.2062.5%37.5%
2021.05.2286.9%13.1%
차 이-24.4%24.4%

표1에서 보면, 황남 연안군 모내기는 지난해보다 24.4%가 더디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올해 논 면적의 37.5%(미시행)가 모내기를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방법으로 평야지대 나머지 4곳에 대해서도 봄철 모내기 상황을 분석하고, 지난해와 진척율을 비교하였다.

그림 3의 함남 정주군 함주평야는 모내기가 지난해보다 더욱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영상에서 물도 못 댄 마른 논이 눈에 많이 띈다. 표2에서 올해 모내기가 지난해보다 46.8% 뒤졌고, 더욱이 올해 논 면적의 반도 모내기를 못한 것(미시행 50.4%)으로 나타났다.
그림 3. 함남 정주군 모내기가 지난해보다 많이 부진하여 물도 못 댄 마른 논이 곳곳에 널리 펼쳐있다. /사진=센티넬-2A/2B 영상

2. 함남 정주군 함주평야 모내기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함남정주군 함주평야2022.05.2049.6%50.4%
2021.05.2296.5%3.5%
차 이-46.8%46.8%

북한 북서부에 위치한 평북 용천평야 모내기 상황도 살펴보았다(그림 4). 용천평야에서 모내기를 못한 지역이 여러 곳 눈에 띄는데, 진척상황을 지난해 같은 날짜와 비교하면 17.9%나 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표3).
그림 4. 평북 용천군 모내기도 지난해보다 부진하여 올해 모내기를 못한 논이 1/3이 넘는 36.1%(미시행)에 달하는 것으로 표3에 나타났다. /사진=센티넬-2A/2B 영상

3. 평북 용천군 용천평야 모내기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평북용천군 용천평야2022.05.1863.9%36.1%
2021.05.1881.8%18.2%
차 이-17.9%17.9%

평남 안주평야의 경우(그림 5), 논 군데군데 모내기를 못 한 곳이 있고, 진척율은 지난해보다 14.5% 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표4).
그림 5. 평남 평원군 모내기가 올해 77.6%에 불과하고(5월 19일 기준), 아래 표4에 의하면 지난해(92.1%)보다 14.5%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랜샛-8호/9호 영상

4. 평남 평원군 안주평야 모내기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평남평원군 안주평야2022.05.1977.6%22.4%
2021.05.2492.1%7.9%
차 이-14.5%14.5%

그림 6에서 황북 은파군 재령평야도 모내기 진척율이 지난해보다 7.5% 뒤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림 6. 황북 은파군의 모내기가 부진하여 올해 진척율이 80.5%에 불과하다(표5). /사진=랜샛-8호/9호 영상

5. 황북 은파군 재령평야 모내기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황북은파군 재령평야2022.05.1980.5%19.5%
2021.05.2488.0%12.0%
차 이-7.5%7.5%


모내기 종합

이제 평야지대 5곳을 종합하여 평균하였고, 지난해와 올해 모내기 진척상황을 표6에서 비교하였다.

6. 평야지대 5곳 모내기 평균 진척율 비교

(%:논면적대비진척율)

지 역영상촬영일모 내 기
시 행미시행
평야지대 5곳 평균2022.05.18~2066.8%33.2%
2021.05.18~2489.1%10.9%
차 이-22.2%22.2%

북한 전역 평야지대 5곳의 올해 모내기 평균 진척율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22.2% 뒤처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5월 말로 접어드는 시점에 모내기가 많이 늦어진 상황이다. 지역별로 보면 함남 함주평야가 그중 심각하여 모내기 논이 표2에서 절반에도 못 미쳤고(미시행 50.4%), 황남 연백평야가 뒤를 이어 부진한 것(표1)으로 나타났다.

통상 북한 모내기는 5월 중순이면 끝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표6에 의하면, 모내기가 5월 20일까지 66.8%에 그쳐 1/3 논에 물도 못 대고 있는 것(미시행 33.2%)으로 파악됐다. 아직 모내기 못 한 논은 늦어도 5월 말~6월 초까지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정상적 농사 절기를 놓친 것으로 벼 생육 및 수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표6에서 올해 모내기 진척 66.8%가 지난해 89.1%의 3/4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런 추세라면 올가을 북한 벼 생산은 지난해보다 1/4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벼 수확 전까지 혹시 있을 가뭄, 장마, 병충해 및 태풍 등의 피해까지 겹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최근 북한이 고온 및 가뭄으로 봄철 농사준비에 지장을 받는다는 데일리NK 등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이 그간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수년간 경제제재를 받아온 데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국경봉쇄로 중국과 무역과 교류마저 중단되고, 최근 코로나 변이종까지 번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역병이 창궐하는 시대에 북한은 주민들을 방역 차원에서 격리시키고 이동까지 제한하고 있어, 바쁜 봄철 농사준비에 인력 동원마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여러 악재가 겹쳐 작금의 모내기가 부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비단 벼농사만 문제가 아니고 옥수수, 감자 등 기타 밭작물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 농사위기 상황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따라서 올해 북한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주민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식량사정에 직면해 제2, 제3 고난의 행군에 처하고 또 얼마나 많은 생목숨들이 쓰러질지 우려가 앞서는 실정이다.

북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이제 이웃 국제사회가 떨치고 나서 십시일반 도와야 할텐데, 이마저도 무슨 자존심인지 쌀쌀맞게 거부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한 사람의 어린 지도자 인성에 따라 2,500만 북한 주민들 남녀노소 모든 생명과 안전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다. 진정 하늘은 북한을 버릴 것인가?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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