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6-15 07: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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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학술 국제화 추진…전원회의서도 교육 특별히 강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한 대학이 판에 박힌 듯한 필기시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험 방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은 1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다매체를 이용한 시험 방법을 적용하여' 글에서 새로운 학업성취 능력 평가 방법을 소개했다.
이 대학 전기공학부 연구사 로영심은 전동기 설계 과목을 강의하면서 최근 학생들의 시험 방식을 확 바꿨다.
연필이나 펜으로 종이에 적는 지필평가로 복잡한 설계식을 계산하게 하거나 기계의 순수한 원리를 쓰게 하는 방식에서, 다매체를 이용해 시험 문제를 제시하고 책을 보면서 시험을 치는 '오픈북'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예컨대 일부러 틀리게 표시된 전동기 도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준 뒤 화면을 정지해 학생들이 수정하도록 했다.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에 오류가 포함된 모델을 넣어두고 학생들이 오류를 분석해 그래프로 만들도록 하는 방식도 새로 적용했다.
이런 시험 문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무용 프로그램인 파워포인트로 작성돼 학생들의 컴퓨터에 전송됐다.
학생들은 시험 시간에 컴퓨터, 교과서, 참고서를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부정행위를 막고자 감독이 참관한다.
북한이 이처럼 시험 방법을 다변화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하는 학술의 국제화 추세를 따라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 명문인 김일성종합대학 개교 70주년이던 2016년 외국대학 및 연구기관과 적극적 교류를 지시했다.
지난 8∼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는 "국가적으로 교육 혁명을 위한 지도와 방조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별도로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화 노력에 발맞춰 일정 부분 성과도 나오고 있다.
김일성대 수학부에 다니는 대학생 김정국은 국제학술잡지인 '공학에서의 확률'에 수학 연구논문을 게재해 북한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김책공대 학생들은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최하는 국제 인터넷 프로그래밍 대회인 '코드 셰프'에서 매달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엘리트 계층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미국산 정보통신(IT)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워포인트 외에도 북한 고위층과 학생들이 MS 윈도나 애플 아이폰, 노트북 등을 사용하는 장면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여러 차례 확인됐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방영한 고(故)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32) 태양의 가장 가까이에서'를 보면 현철해의 집무실로 보이는 방에 애플의 PC모니터가 놓여 눈길을 끌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6년 사이버 보안에 해가 될 수 있는 기술 교역을 금지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7년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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