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종축장에 ‘방식상학’ 빌미로 와서 술판 벌인 간부들
  • 북민위
  • 2025-03-20 07: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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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남도 해주시의 토끼종축장에서 방식상학(方式上學)을 빌미로 간부들의 먹자판, 술판이 연이어 벌어져 빈축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9일 “황해남도 당위원회와 해주시 당위원회가 해주시의 토끼종축장이 매번 일을 잘 한다면서 방식상학을 조직했는데, 이에 간부들이 와서는 먹자판, 술판을 벌여 토끼종축장 종업원들의 비난을 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주시 토끼종축장은 ‘풀 먹는 짐승으로 고기도 생산하고 털, 가죽도 생산하라’는 당의 정책을 받아 안은 종업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해마다 발전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량으로 확보한 말린 풀을 기반으로 토끼 생산을 극대화했으며, 전통 약재를 이용한 자체 수의약으로 토끼병을 치료하는 등 수의방역 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이에 해주시 토끼종축장은 시(市)와 도(道) 당위원회에 모범 단위로 보고돼 방식상학이 자주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식상학을 명목으로 내려온 간부들이 매번 엄지 토끼(성체 토끼)를 잡아 술안주로 삼고 먹자판, 술판을 벌여 종업원들이 격분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달 말부터 3월 7일까지 거의 열흘간 방식상학을 명목으로 일꾼(간부)들이 내려와 매일 토끼를 잡아 풍성한 술안주를 만들어 먹자판, 술판을 벌이고 휴식과 오락의 시간을 보냈다”며 “종축장에는 이렇게 쩍하면 일꾼들이 내려오는데 일꾼들을 그냥 보내면 트집 잡힐 것이 뻔하니 엄지 토끼를 잡아 토끼고기를 대접해 돌려보내는 것이 상례”라고 말했다.

특히 해주시 토끼종축장은 올해 새끼 토끼 생산계획을 초과 수행하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생산계획에 달라붙었는데, 열흘씩이나 지속된 이번 방식상학에 엄지 토끼들을 잡다 보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아 종업원들 속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제로 종업원들은 “일꾼들이라면 응당 현장에 내려와서 모범을 배우면서 애로도 풀어주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애로를 주고 가니 차라리 오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며 비난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간부들의 먹자판, 술판을 직접 목격한 일부 종업원들은 “간부들의 사적인 향락을 위해서 종사하는 기분이 든다”며 허탈감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최근에 당에서 간부들의 비리와 사적 이익 추구를 문제시하고 처벌을 내리는 사례들이 자주 있지만, 여전히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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