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3-19 0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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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내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지만, 당국은 백신 보급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차치하고 ‘자력갱생’만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의료진은 물론 주민들 속에서는 “우리에겐 당에서 내려준 만병통치약 ‘자력갱생’이 있다”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금 전국적으로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병이 돌고 있지만 위에서는 약품을 절약하고 민간 치료법(민간요법)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만 내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2~3월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병 예방 접종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백신 부족으로 예방 접종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병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내각 보건성은 이달 초 각 도 인민위원회 보건국 실무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전염병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는데, 실질적 대책 없이 사실상 ‘자력갱생’만을 강조돼 일선 현장 의료 일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건성은 이번 회의에서 “약품과 소독제 재고가 부족한 것은 알고 있지만 손 털고 있을 수는 없으니 민간 치료법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이 회의 이후 함경남도 인민위원회 보건국은 도내 병원들에 ‘자력갱생 치료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전달했고, 이에 따라 각 병원은 민간요법을 활용한 전염병 치료를 적극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일부 병원은 민간 약재들을 조합한 한방 치료를 정착시키기 위한 간부회의를 연이어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의료진들은 전염병 백신이나 치료제 등 의약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 치료법을 활용하라는 당국의 대응에 적잖이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일선 병원의 의사들은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약인데, 위에서는 자력갱생만 강조한다”, “생산 현장에서나 통하는 자력갱생을 사람 목숨을 다루는 의료 현장에 적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민간 약재에 의존하는 ‘자력갱생 치료법’이 도대체 뭐냐”는 등의 말을 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환자가 눈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데도 의사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의사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당에서는 의사들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일꾼’이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제복을 입고 병원을 지키는 보초병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나라에서 자력갱생만 내세우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의약품 지원을 외면하는 한 주민들은 나라가 그토록 선전하는 무상치료 제도에 자부심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보건 당국은 최근 전염병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인민반 경비실과 시장 입구 등에 손 자주 씻기, 끓인 물 마시기 등 위생을 강조하는 포스터를 부착하고 선전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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