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지우느라 늦었나…'김정일전집' 61권 석달 뒤 60권
  • 북민위
  • 2024-11-01 06: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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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일전집' 시리즈 61권이 나오고 석 달이 지나 60권이 뒤늦게 발간돼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김일성-김정일주의총서 시리즈 '김정일전집' 60권을 출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정일전집 60권에는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김정일이 발표한 담화와 연설을 비롯한 '노작' 54건이 수록됐다고 한다.

통신은 이 시리즈가 "김정일의 불후의 고전적 노작들을 연대순에 따라 전면적으로 수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대순에 따라'라는 설명과 달리 김정일전집 61권은 올해 7월에 먼저 출판됐다. 3월에 59권을 낸 뒤 61권으로 건너뛰었고, 석 달 뒤 거꾸로 돌아가 60권을 출판한 것이다.

북한이 60권과 61권의 순서를 바꿔 출판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보도문을 보면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60권이 다루는 2000년 1∼6월은 김대중과 김정일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6·15 선언이 도출된 시기다.

하지만 이날 보도 내용을 보면 60권에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진을 이룩할 데 대하여' 외에 나라의 경제를 세우고 인민생활을 향상하는 대책 등에 관한 김정일의 연설·저술이 실린 것으로 돼 있을 뿐, 정상회담이나 6·15 공동선언에 관한 언급은 없다.

북한이 이 시기를 다룬 김정일전집을 준비하면서 남북 정상회담 등 대화와 교류, 동족관계, 통일 등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고 편집하느라 출판이 늦어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60권을 61권 뒤에 발간한 것은 작년 말 김정은의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선언 후 통일·민족 지우기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며, 61권을 확보해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1∼2007년에 두 번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활발했다"며 향후 발간될 책들에서도 "통일에 관한 김정일 발언들이 상당 부분 편집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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