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3-19 08: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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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북미대화 통역 맡아 바이든 정부 인사와도 인연
통일부 "담화로 대미정책 담당 최선희 역할 확인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배영경 기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노동당 내 지위 하락에도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선희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며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해 현 상황에서 북미대화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북미 관계가 2019년 하노이 '노딜'로 교착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최 제1부상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북한은 당시 당대회에서 최선희를 비롯해 대미·대남라인의 지위를 전반적으로 낮췄다.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도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16일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최선희 제1부상도 이날 대미 담화를 낸 것으로 미뤄 보면, 노동당내 지위 변화는 대미·대남관계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낮아진 기대치를 반영한 것일 뿐 실제 역할과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해 4월 12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주석단에 앉아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실제로 북한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 교체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을 보면, 최 제1부상은 국무위원 11명 중 유일한 여성 자리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대화·협상 상대도 트럼프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최 제1부상이 맡게 되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선희가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북한의 바이든 행정부 대응 준비의 핵심이 최선희이고 그가 카운터파트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주로 대미정책을 담당하고 북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대외에 발표했던 최선희의 역할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선희는 2019년 6월부터 오늘까지 총 7차례 담화 형태의 메시지를 냈고, 모두 북미 관계 관련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10월 최선희가 '혁명화 교육'(강제노역)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을 부인하며 "(북한의 대미 라인인) 김여정-최선희 라인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선희는 2018년 싱가포르 제1차 북미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북미협상의 주축으로 꼽혀왔다.
그는 하노이 '노딜' 이후 외무성과 당 통일전선부 관계자들이 상당히 물갈이되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면서, 2019년 11월과 지난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다.
최선희는 북한내 대표적 '미국통'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외무성에서 근무하며 주요 북미회담 통역과 북아메리카국장, 미국연구소장을 역임했고 2011년 6자회담 북측 차석대표를 맡았으며 2018∼2019년 부상을 거쳐 제1부상에 올랐다.
특히 1990년대부터 각급 북미대화에 통역으로 참가하면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등 바이든 정부 인사와도 인연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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