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돈도, 식량도 떨어져가…더 이상 못 버틴다” 불안감 고조
  • 관리자
  • 2021-03-24 1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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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절량(絶糧)세대(식량이 떨어진 세대)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당국의 시장통제까지 강화되면서 민심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내부 소식통은 “돈이 점점 말라가는 것이 보이니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봉쇄가 길어지면서 나라에 대한 불만도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국경이 봉쇄되고 시장 통제가 강화된 지난 1년 동안 모두 써버려서 식량을 살 돈이 떨어진 가정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 주민들은 ‘민심을 중시하고 사업에 대한 평가를 인민들에게서 받으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언급에도 큰 기대를 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민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늘상 하던 얘기”라며 “인민대중 중심,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같은 말들은 너무 많이 들어 귀가 아플 지경이지만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달 초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김 위원장이 ‘민심 중시’ 발언을 했을 때 일부 간부들은 최고지도자의 인민들 눈치를 살피는 발언에 의아함을 느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민 대다수가 김 위원장의 연설이나 말씀을 자세하게 들어다 보지 않고 표현의 변화를 꼼꼼히 따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성난 민심을 다독이려 했던 김 위원장의 발언이 실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 셈이다.

주민들의 민심이 악화된 데는 시장 통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봉쇄 이후 밀수가 금지돼 일부 품목의 가격이 큰폭으로 오른데다 시장 운영시간도 축소되면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조직생활 및 총화(평가) 참석을 강요하고 있고, 남성들의 경우 일이 없어도 직장에 반드시 출근할 것을 다그치고 있어 이에 대한 주민 불만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기업소나 기관에 소속을 두고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대신 출근하지 않고 개인 경제활동을 하는 8.3노동자들에게도 조직생활에 참여하라는 지시가 잦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수립된 후 북한 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과 직업총동맹(직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등 각 단체가 총화 및 궐기대회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책임있는 과업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당국이 각 조직과 단체를 통해 생활총화 및 사상 강연회를 강화하는 것은 이탈된 민심을 다잡기 위한 의도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민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직생활 강화 조치가 오히려 주민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소식통은 “사상투쟁으로 배를 불릴 수는 없지 않냐”이라며 “(김 위원장은) 민심을 잘 들으라고 말만 할 뿐 왜 민심이 이렇게 흉흉한지 그 이유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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