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3-29 06: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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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북측 개신교계가 부활절을 맞아 남북 공동으로 기도문을 발표하는 일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26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간 북측 교계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이 남측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전달한 공동 기도문 초안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경우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공동 기도문 공표 자체를 거부하기는 처음이다.
교계에 따르면 이달 초 NCCK는 4월 4일 부활절을 앞두고 남북 공동 기도문 초안을 작성했고, 이를 '세계교회협의회(WCC)'를 통해 조그련에 전달했다. 공동 기도문 내용에 대해 북측과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남북 공동기도문에는 "남북(북남)이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멈추고,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하면서 서로 평화를 누리며, 감동적인 사랑과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경받는 통일국가로 거듭나게 하여주옵소서"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조그련은 지난 17일 강명철 위원장 명의로 WCC 피터 프루브 국장에 보낸 서한에서 "지금 시점에 남북공동 기도문은 무의미하기에 이를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터 프루브 국장이 앞으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의 대의를 지지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조그련이 서한에서 밝힌 "지금 시점에 공동기도문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현 남북 관계 상황에서 양측 교계가 함께 기도문을 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NCCK와 조그련은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으나, 2019년부터 합의를 이루지 못해 NCCK가 남측 단독 명의로 기도문을 배포해 왔다.
두 단체는 또 1989년부터 광복절 남북 공동기도문도 발표해왔으나 2020년 처음으로 공동기도문 발표가 무산됐다.
NCCK 관계자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북측이)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동 기도문 발표를 거절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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