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4-13 07: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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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북중 국경 지역에 파견했던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무산군 국경 지역에 파견됐던 평양보위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이달 초 당국의 지시에 따라 전원 철수했다. 이에 따라 5개월간 국경에서 현장실습을 마친 학생들은 본교로 복귀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해 12월 무산을 비롯한 접경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란해진 국경 지역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을 대거 파견했다. 그러다 국경 상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자 당국은 3월 중순 학생들에 대한 철수 명령을 내렸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숙식 문제가 현지 보위원들의 골칫거리로 떠오르면서 내부적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이 이번 철수 명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국경 연선의 각 지역에 배치된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은 주민들과의 심층 담화와 사상 동향 료해(파악) 사업을 비롯한 각종 활동을 전개했다”며 “지시에 따라 실습은 시작됐지만, 중요한 문제는 먹고 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지역의 담당 보위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본인 배급만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보위원들은 국경에 연고가 없는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의 숙식을 보장해야 했고, 이 때문에 보위원들에게 학생들은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실습생들을 파견만 했을 뿐 숙식과 관련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았다”며 “결국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은 지역 보위원들이 실습생들의 숙식 문제로 골머리와 몸살을 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보위원들은 자신의 집과 주민들의 주택을 돌면서 실습생들의 식사를 챙길 수밖에 없었다”며 “보위원들이 평양보위대학 실습생들을 수개월 간 뒷바라지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의 국경 파견을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은 현지 국경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이 담당 보위지도원 자격으로 면담을 요구하고 가정방문을 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행여라도 불이익이 생길까 봐 음식 대접은 물론이고 여과 담배를 한 갑이라도 사주곤 했는데, 특히 생계가 어려운 일부 주민들은 일부러 식사 시간에 맞춰 가정방문을 하고 밥상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끼를 해결하고 가는 학생들의 처사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실습지역이 학생들과 무관한 지역이기 때문에 동향을 문건에 어떻게 반영할지 몰라 실습생들의 불순한 태도에도 조용히 참고 넘어갔다”면서 “이 때문에 주민들은 평양보위대학 학생들의 철수를 너무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평양보위대학은 평양시 만경대구역 룡악산 인근에 위치한 특수대학으로,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이른바 ‘불순분자’와 간첩을 색출해내고 주민을 감시하는 보위원들을 양성하는 데 설립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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