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시, 남아도는 노동력에 “탄광·광산·농촌 자원하라” 호소
  • 관리자
  • 2021-05-04 0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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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과 개성 시내의 모습. /사진=연합

북한 개성시 당위원회가 공장·기업소 인력 축소 필요성을 내세워 주민들을 탄광, 광산, 농촌으로 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 소식통은  “개성시당이 지난달 26일 ‘시 안의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공장, 기업소들에 노동자들이 넘쳐난다’면서 ‘인원이 모자라고 어렵고 힘든 탄광, 광산, 농촌에 적극 탄원할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성시에는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뒤부터 현재까지 특별한 일자리 없이 살아가는 주민들이 많아져 노동력이 남아돌고 있다. 실제 생산노동직에 종사하는 인력보다 8·3(소속된 직장에 일정액을 내고 다른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으로 공장에 등록만 하고 장사를 다니는 인력이 더 많은 형편이다.

특히 남성 유휴인력이 많은데, 개성시당은 이 같은 현상을 타파하고 시내에 넘쳐나는 인구도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4월 말 각 당 조직과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직맹(조선직업총동맹),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등 근로단체를 통해 어렵고 힘든 탄광, 광산, 농촌으로 자원해 갈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개성시당은 이 같은 지시를 내리면서 “지금 광산, 탄광, 농촌에는 일손이 부족한데 시내에는 무직자가 차 넘치고 생산량보다 공장 종업원 수가 더 많다”며 대대적인 인력 축소로 탄광, 광산, 농촌 진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은 “시당은 단위별로 탄원 인원수를 찍어줬다”며 “이것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할 때는 단위들의 당위원장이나 세포비서를 비롯한 일군(일꾼)들이 그 책임을 지고 직접 탄원하라고 엄포까지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힘들게 일하는 탄광이나 광산, 농촌으로 가려는 이들이 극히 드문 데다 주민들은 시당의 이 같은 방침에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조직의 간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면서 머리를 싸매고 고심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는 무조건 집행해야 하는 일로, 조직들에서는 우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주민들을 강압적으로 탄원하도록 찍어놓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찾아가 그들이 처한 경제적 조건을 운운하면서 조금 도와주겠다는 말로 탄원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강압과 회유 분위기에 현재 개성시 주민들은 “정부는 쩍(퍽)하면 광산이니 농촌이니 하면서 주민들을 제멋대로 이동시켜 불안하고 혼란스럽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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