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제1비서 신설해 '김정은 역할' 나누기…조용원 주목
  • 관리자
  • 2021-06-02 08:02:35
  • 조회수 : 477

김정은 권력 장악 자신감…심복인 조용원 기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노동당 안에 김정은 총비서 다음가는 직책으로 제1비서를 신설하고 이를 당 규약에 못 박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김 총비서를 대신하는 제1비서는 정치적 신뢰가 없이는 임명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맡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 규약'(이하 당규약)을 개정하고 제3장 '당의 중앙조직' 중 제26항에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총비서 다음가는 직책으로 제1비서를 신설함으로써 제1비서가 '당 수반의 위임'에 따라 김정은 총비서를 대신할 수 있는 직책임을 명시한 셈이다.

일단은 제1비서 직책은 일인지배 체제하에서 권력이 집중된 김 총비서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역할을 나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 좌우로 주석단에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용원 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맨 왼쪽부터 차례대로)가 앉아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2.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개정 당규약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당 수반'인 김 총비서의 위임을 받아 회의를 지도할 수 있다고 적시하면서 "당수반의 혁명 령도를 더욱 원만히 보좌하며 당사업과 당활동을 보다 민활하게 진행해나가기 위한 현실적 요구를 구현한 것"이라고 적시한데서 잘 드러난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8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업무 보고에서 김 총비서가 김여정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에게 조금씩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집권 9년차인 김 총비서가 역할을 측근들에 나누어도 권력 장악이 공고하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신설된 제1비서는 김 총비서가 전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에게만 부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1비서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당 총비서로 명시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2014년 4월부터 2016년 5월 초까지 잠시 가졌던 직책이다.

북한이 아직 제1비서 직책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단 대북소식통들은 김 총비서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겸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총비서가 제1비서 자리를 신설해 앉힐 정도의 심복은 서열상으로 보나 특별한 신임관계로 보나 조용원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조용원·김여정, 나란히 가죽 롱코트 입어
김정은·조용원·김여정, 나란히 가죽 롱코트 입어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당비서(오른쪽 사진),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왼쪽 사진 가운데)과 나란히 가죽 롱코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가죽 롱코트는 북한 간부들은 좀처럼 입지 않는 옷이다. 2021.1.1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조선중앙TV 화면] nkphoto@yna.co.kr

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도 꼽을 수 있지만, 8차 당대회에서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내려앉아 가능성은 작다.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4년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조용원은 '김정은 그림자'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에서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그는 고위층의 잦은 물갈이 속에서도 조직지도부 부부장, 제1부부장을 거쳐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조직비서 겸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공식 서열로나 실제 권력 서열에서 명실공히 김정은 다음가는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조직비서 승진 이후 지난 2월 제8기 2차 전원회의에서 주요 경제지표를 잘못 선정한 간부들을 신랄히 비판하는가 하면 3월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에서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해'를 강의했다.

조용원에 대한 김 총비서의 신임은 지난 1월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김 총비서가 애용하는 가죽 롱코트를 김여정·현송월 당 부부장과 함께 나란히 입은데서 잘 드러난다. 김 총비서의 선물일 가능성이 크다.

조용원은 최고지도자의 일인지배체제 구축을 제일 사명으로 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말단 직책인 부원으로 일하면서 '왕자' 신분의 김 총비서와 인연을 맺고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제1비서가 신설되긴 했지만, 아직 공석일 가능성도 있고, 추후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위한 자리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