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바로 아래 '당 제1비서' 신설…최측근 조용원 가능성
  • 관리자
  • 2021-06-02 08:01:45
  • 조회수 : 472

당규약 개정해 공식 '2인자' 자리 만들고 회의 주재도 맡겨…선군정치 삭제

적화통일 문구 손질…"민족해방 민주주의 과업"→"사회의 자주적 민주적 발전 실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이 최근 노동당에 김정은 총비서 바로 다음 가는 직책인 '제1비서' 자리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그간 사실상 권력서열 2위로 꼽히는 인물이 여럿 등장했었지만, 이처럼 공식적으로 당내 2인자 자리를 만든 것은 이례적이다.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비서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비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1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 규약'(이하 당규약)을 개정하고 제3장 '당의 중앙조직' 중 제26항에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는 총비서 아래 제1비서 직함을 신설한 것으로, 7명의 당 비서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를 공식화한 셈이다.

당규약에서는 제1비서가 김 총비서의 위임을 받아 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김 총비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직책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 뿐이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총비서를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총 5명이다.

당 제1비서라는 직함을 고려하면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 총비서의 최측근 조용원 비서가 맡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 김정은 바로 아래 '당 제1비서' 신설…최측근 조용원 가능성 - 2


실제로 조 비서는 지난달 7일 세포비서대회 2일차 회의를 다른 비서들과 함께 지도하기도 했다.

제1비서라는 직함은 김정은 총비서가 2012∼2016년까지 사용한 직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다.

2012년 당시 김정은 총비서는 고인이 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자신은 당 제1비서직을 신설해 맡은 바 있다.

이후 2016년에는 '비서제'를 '위원장제'로 전환했다가 올해 초 이를 되돌리고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자신도 총비서 자리에 올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CG)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CG)

[연합뉴스TV 제공]

당규약 서문에서는 김정일 시대의 핵심 키워드였던 '선군정치'라는 표현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종전 서문의 3분의 1에 해당하던 1천300자 분량이었던 김일성·김정일 선대 지도자의 업적 내용을 상당 부분 줄이고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정식으로 사회주의 기본정치 방식으로 내세웠다.

이외에도 당 규약 전반을 개정해 군이 당의 영도를 받든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기반인 선군정치 대신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김정은의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

또 서문에서 "조선 노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 해방 민주주의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다)"는 문구는 "전국적인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대체됐다.

또 당원의 의무에서는 "조국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 투쟁해야 한다"는 대목이 아예 삭제하는가 하면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 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 군국주의의 재침 책동을 짓부시며"라는 문구를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 군사적 지배를 종국적으로 청산하며 온갖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로 바꿨다.

이는 북한이 적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사실상 내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통일 의지를 접고 두 개의 국가 형태를 지향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