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음 달 태풍·장마 예고…"기상조건 극복에 사활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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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8 06: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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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보리장마'로 벼·콩 생육 지연…식량난 속 농업생산 영향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식량난에 빠진 북한이 다음 달 장마와 태풍 소식에 행여라도 농업 생산에 또다시 큰 차질이 빚어질까 부심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5일 기상수문국(기상청 해당) 부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7월 상순에 점차 장마기에 들면서 첫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며 "7월에 태풍의 영향도 1회 정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순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와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며 "7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정도이거나 평년보다 약간 많겠고 전국평균 해비침율(일조율)은 30% 정로 평년보다 조금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물바다 된 황해북도의 논밭
지난해 물바다 된 황해북도의 논밭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8월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의 수해를 입은 논밭. 물바다가 되고 작물들이 짓이겨져 당초 무엇이 재배되고 있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정도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조선중앙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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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장마에 태풍, 낮은 일조율까지 예고되면서 농촌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는 '재해성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목의 기사를 싣고 "우리가 계속 재해성 이상기후 현상에 직면하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올해 알곡 생산을 늘리는 데서 불리한 기상·기후조건을 반드시 극복하는 문제가 첨예하고도 사활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활적 문제'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북한이 그만큼 힘겨운 식량난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7∼8월 이례적으로 긴 장마 탓에 주요 쌀 생산지인 황해남도가 물에 잠기면서 농업 부문에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로 비료 등 영농자재 수입까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심각한 식량 부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5일 당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정부와 국제기구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70만∼130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식량난(CG)
북한 식량난(CG)

[연합뉴스TV 제공]

이 때문에 농작물 생산량 증대가 전원회의 안건으로도 올랐지만, 올해 사정도 좋지는 않다.

지난달 초순에 이미 '보리장마'(초여름 보리를 거둘 무렵에 많이 내리는 비)가 이어지면서 농작물 생육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성남 농업연구원 소장은 전날 중앙TV에서 "6월에 기온이 낮아지고 비가 자주 내리면서 해비침율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불리한 기상 조건의 영향으로 전반적 지역에서 벼와 강냉이 생육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비료 확보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4월과 5월 중국으로부터 각각 인산암모늄 868만 달러어치, 질소비료와 인산암모늄 등 비료 관련 제품 204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바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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