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대회 후 대대적 교양사업 진행…유례없는 ‘소감 발표 모임’도
  • 관리자
  • 2021-07-01 07: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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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외곽단체인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제7차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5년 만에 열린 제7차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대회가 끝나고 현재 전국 여맹 조직에서 대회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소감 발표 모임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 학습 등 대대적인 교양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지금 리·동 여맹위원회가 책임지고 초급단체 6~8개씩 묶어서 여맹대회 참가자들이 주도하는 1시간짜리 대회 참가 소감 발표 모임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며 “이런 소감 발표 모임은 사상 처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양강도 한 지역에서 진행된 소감 발표 모임에서는 총 6가지가 강조됐는데, 이에 대한 평 여맹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썩 좋지 않았다.

가장 먼저 조국의 미래가 여성들에게 달려 있으니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자 평 여맹원들은 “우리가 모돈(母豚)이냐” “탁아소, 유치원이 불비한데 애를 들쳐업고 동원에 나가겠냐”면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어 두 번째로는 여맹이 사회주의 건설에 앞장서라는 점이 강조됐다는 전언이다. 여맹원들이 사회주의 건설 어느 분야든 탄원하면 당에서는 적극 지지할 것이고 그런 여맹원들은 바로 입당(入黨)할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지만, 평 여맹원들은 “우리를 입당시키겠냐” “여맹 간부들이나 입당하려고 앞장서서 돌격대 묶고 탄원 보내려고 난리치겠다”며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감 발표 모임에서는 ▲가정교양을 잘해야 한다 ▲남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구호를 관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러나 평 여맹원들은 “가정교양을 제대로 못 했다고 투쟁 무대에 세워져 비판을 받을 거면 그럴 바에는 자식을 안 낳는 게 낫다” “내 몸뚱이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을 돌볼 겨를이 어딨냐”며 발끈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밖에 ▲여맹 초급단체 위원장들이 조직 생활을 잘 이끌고 책임감과 역할을 높여야 한다 ▲장마당에 나가 활동하는 여맹원이나 소비품 생산활동을 하는 가내작업반, 편의작업반 여맹원들이 준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활동에 관한 것을 조직에 허심탄회하게 보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고 한다.

다만 평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어떤 사회활동을 하는지 일일이 다 들여다볼 권한을 초급단체 위원장에게 준 것 아니냐” “앞으로 토요 생활총화 같은 조직 생활에 꼬박꼬박 참석해야 하니 다 죽어났다”는 등의 불평불만이 새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식의 소감 발표 모임이 끝나면 곧바로 여맹대회에 제시하신 원수님(김 위원장)의 서한을 학습하고, 이후에는 최근 여맹 조직안에서 나타나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통보자료를 가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방도를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여맹 조직에서는 제대군인 여성을 책임일꾼으로 쓰라는 당의 지침에 따라 대대적인 간부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는 군복무 경력이 2년 이상 되는 제대군인 여맹원들을 초급단체 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에 대한 여맹원들의 반발이 상당하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여맹이 텃세가 엄청나게 센데 금방 들어온 제대군인 여맹원을 조직 책임자로 앉힌다니까 더 말이 많다”며 “군사복무했는데 왜 여맹에 들어오냐면서 문제가 많았나보다고 깎아내리기도 하고 여맹에 주어진 사회적 과제가 어마어마하고 노력 동원도 엄청난데 과중한 부담을 혼자 어떻게 처리할지 두고 보자면서 벼르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런 판국에 애꿎은 동당비서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맹원들이 “신망도 두텁고 조직에서 사업 성과도 있는 일군(일꾼)을 추천해야지 어떻게 제대군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초급단체 위원장에 앉히냐”면서 대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통에 동당비서들이 중간에서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동당비서들은 시·군·구역당 책임비서에게 제대군인 여성을 여맹 초급단체 위원장에 임명하는 사안은 좀 더 숙고하면서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세등등해진 여맹원들은 “올해야말로 여맹의 위력을 남김없이 발휘할 때”라며 더욱 똘똘 뭉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여맹대회에 참가한 여맹원들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하루 세끼 고깃국이 나오고 숙소에도 휴지, 비누, 세면도구 등 갖가지 비품들이 넉넉하게 보장돼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대회 기간에 밤잠을 줄여가며 열성적으로 학습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에 빵, 주스, 컵라면 등 밤참을 여러 차례 넣어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밑에 ‘락원백화점’이라고 쓰여 있는 그릇라면(컵라면)이 너무 맛있어서 여맹 일군들이 하나를 나눠 먹고 나머지는 아껴뒀다가 집에 가져오기도 했다”면서 “이를 본 개성의 여맹 일군들 속에서는 개성공업지구에서 남조선(남한) 사람들이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줬을 때 몰래 가지고 나가 아이들을 먹이고, 시장에 내다 팔던 생각이 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본새로 잘해주고 당에서 믿고 지지해주겠다는 말씀까지 있어서인지 대회에 참가한 여맹 일군들을 중심으로 조직이 지금 완전 고무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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