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6-25 07: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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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을 통해 러시아와 사실상 동맹관계를 복원한 북한이 군부 최고위 인사를 내세워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난했다.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망솔한 객기는 천벌을 자초하기 마련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미국이 "거치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극악한 반(反)러시아 대결광의 진모를 깡그리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과 관련해 미국이 자국 원조 무기의 사용 제한을 추가로 완화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애초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자국산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했지만, 전선 상황이 악화하자 이를 완화했다고 미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젤렌스키 괴뢰도당을 러시아 영토 종심 깊이에 대한 무모한 공격에로 내몰아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전황을 수습해보려는 부질없는 궁여지책"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미국의 위정자들이 지금처럼 앞뒤도 가림없이 저들의 전쟁기계인 우크라이나를 반러시아 대리전쟁터를 향해 계속 돌진케 한다면 러시아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불러오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는 러시아와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어떤 대응을 취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의의 행동이며 철저한 정당방위"라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전략적 안정,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을 벌리고 있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난 19일 방북 이후 북한이 군부 최고위 인사인 박정천의 기명 담화로 러시아를 강하게 옹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러가 푸틴 방북을 계기로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은 어느 한쪽이 침공받을 경우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냉전 시기의 군사동맹을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북러 공조가 강화되고 양국관계가 한층 밀착했다는 점을 이번 담화를 통해 과시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정천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러 지지 담화 '스피커'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해당 담화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되고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점도 대외 과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에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회의를 비난하며 '다극화'에 힘을 싣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신문은 G7이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경제국)와 같은 다극화 세력의 장성 강화를 기어코 막아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분열과 대결의 무리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방 7개국 집단이 쇠퇴의 나락에 들어선 것은 이미 오래 전"이라며 "자주화, 다극화를 지향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제적 정의를 거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 주도 일극 질서에 반대해 추구하는 '다극화 세계'의 한 축으로 적극 자리매김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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