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주민들에겐 알리지 않아
  • 관리자
  • 2021-07-29 0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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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현안은 수위 조절하며 대부분 안 알려…대북전단 비난만 공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PG)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은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대내 매체는 28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전날 있었던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전날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은 청와대의 긴급 브리핑 시점에 맞춰 통신선 복원 사실을 발표했는데, 이들 매체는 대외용으로 북한 주민이 보거나 들을 수 없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대남 및 대미 관련은 물론 유럽 등 외교적 사안에 대한 입장문은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에서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1월 남측 군 당국의 '북한 열병식 정황 포착' 발언에 대해 비난한 담화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보도됐을 뿐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 부부장이 지난해 3월 북한군 훈련에 대한 청와대의 유감 표명에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불만을 표출하며 내놓은 비난 담화도 마찬가지였다.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진행되던 2018∼2019년에도 북한은 외무성 등을 통해 미국에 화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미국을 비난한 담화를 주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공개했다.

정세 변화의 불확실성을 감안하고 협상력 제고 등을 노리며 수위를 조절하고 외교적 여지를 남기면서 유보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발표는 노동신문 등 대내 관영매체에도 게재하며, '용납할 수 없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은 하루에 담화 3건을 연이어 낸 지난 5월 2일 외무성 대변인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의 대미 비난 담화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보도했지만, 김 부부장의 대북전단 관련 대남 비난 담화는 노동신문에 공개하며 대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에도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대북전단에 대해 조치하지 않으면 개성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실제로 북한은 얼마 뒤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또 북한이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는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한 입장은 상황에 따라 공개했다.

김 부부장이 지난 3월 담화에서 연합군사연습을 비난하면서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은 노동신문 등에 공개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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