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대 동원해 외화 거래 통제하자 北 시장 달러 환율 폭등
  • 북민위
  • 2024-06-14 08: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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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인의 외환 거래를 직접 통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데다 실제로 최근 중앙에서 파견된 검열 조직이 전국 시장을 다니며 환전 거래를 통제하면서 환율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1달러는 북한 돈 1만 21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대해 평양 소식통은 “환율을 통제하는 타격대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8000원대였던 딸라(달러)가 갑자기 1만 2000원대로 치솟았다”며 “화폐개혁 때만큼 혼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은 타격대 활동 이후 8900원대에서 단에 35% 이상 폭등했다. 이 같은 달러 환율 폭등은 평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1만 2000원, 양강도 혜산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1만 2400원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달러 환율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큰 폭으로 폭등한 것은 2009년 11월 화폐개혁 이후 처음이다. 다만 화폐개혁의 여파가 거셌던 2010년 상반기의 경우 1달러에 북한 돈 3000원대였던 환율이 갑자기 100원대로 하락했다가 2000원대로 치솟고 또다시 600원대로 떨어지는 등 불규칙한 등락이 계속됐다.

이와 달리 최근의 북한 시장 환율은 눈에 띄는 하락 없이 상승세만 계속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매일 매일 시장 환율이 변하는데 타격대가 나온 이후 딸라 값이 줄곧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회안전성은 지난달 중순 전국 도·시·군 안전국, 안전부들에 환율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을 소탕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북한 전역에서는 안전원들과 안전부 소속 타격대원들이 시장의 개인 환전상을 통해 외화를 사고파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개인의 외화 이관(송금)도 강하게 통제하고 이관 업무는 공식 은행을 통해서만 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통제는 사실 지난해 말부터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개인 간 환전 거래를 하거나 외화를 이관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발각되면 관련자를 즉시 체포하고 법적 처벌까지 강행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0일까지가 불법 외화 거래 단속 기간이라 시·군 장마당을 비롯해 주변 지역에서 거래하는 외화 장사꾼들을 잡기 위해 타격대가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그냥 검열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체포하려고 타격대가 눈에 불을 켜고 다닌다”고 전했다.

혜산시의 경우 개인 외화거래 혐의로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20여 명이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타격대는 기차역 등을 돌며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이들이 300달러 이상의 외화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이를 즉시 압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개인 간 외화 거래를 강력히 통제하면서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돈데꼬’라 불리는 거물 환전상들은 당국이 달러를 흡수하려는 조치로 인식하고 암암리에 거래되는 달러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모든 외화 거래를 은행 등 정식 기관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으나 금융기관에서는 주민들의 외화를 북한 돈으로 바꿔주고 이를 송금해줄 뿐 반대로 주민들에게 외화를 팔진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도 비공식 환전 시장의 달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방 발전 20×10 정책’ 시행 이후 상승률이 두드러졌던 북한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달러에 비해 상승률이 높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일 기준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1위안은 북한 돈 1820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말 가격과 비교할 때 30원 오른 것이다. 혜산 등 다른 지역의 북한 원·위안 환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타격대가 집중적으로 통제하는 화폐는 비(위안)가 아니라 딸라다. 그러니 돈주나 돈데꼬들 속에서는 ‘비는 국가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있는데 딸라가 없어서 타격대를 동원해 딸라를 빨아들이려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국가가 딸라를 빨아들이려 통제 수위를 높일수록 딸라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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