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코로나로 시장 붕괴하면서 여성 위상도 추락 가능성"
  • 관리자
  • 2021-08-26 07: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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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연구소 학술회의…"북한이 코로나를 사회주의 경제 회생 기회로 삼아"

지난해 9월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조선족자치현에서 촬영.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조선족자치현에서 촬영.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이 붕괴하면서 장마당 활동을 도맡아온 여성의 지위가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인애 이화여대 초빙교수는 '코로나 시대 북한 여성의 미래'를 주제로 25일 화상 회의 방식으로 열린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이 코로나로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졌다"며 "1차적 타격이 시장 경제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시장 활동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올라갔던 여성의 가정 내 지위와 사회적 위상이 다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교수는 "북한이 코로나를 사회주의 국가 경제 체제의 회생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국영 경제가 강화되면 시장 경제에 종사해온 여성 지위가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에 대한 동원도 훨씬 늘어났고, 이전에는 돈을 주고 동원을 빠질 수 있었던 여성들도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직접 동원에 나서야 한다"면서 코로나 이후 여성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여성들에 대한 동원이 증가하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면서 남성 동원 시에도 남편이 가정을 떠난 상황에서 여성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고 부연했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여성의 가계 경제 기여분이 줄어들면 가정폭력 등으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저스틴 헤이스팅스 시드니대 교수는 "시장 붕괴로 여성들이 시장 내에서 이룬 지위를 잃으면 연줄이 있는 엘리트 남성들의 입지가 더 강화될 수 있다"면서 "여성들이 그간 (비공식 부문인 시장에서) 얻었던 이득이 다시 공식 부문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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