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9-02 07: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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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명령’으로 공급한 2호미(전시예비식량)에서 벌레가 우글 거리고 묵은 냄새가 나 주민들의 비난을 받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식량난 해결책으로 2호미까지 풀어 ‘애민 지도자상’을 과시하려 했지만 ‘텅빈 군량미 창고’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명령으로 군부에서 불만이 나오고, 주민들로부터 ‘벌레 먹은 쌀’을 판다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특별명령에 따라 이번에 각 지역별로 공급된 2호미는 보관을 제대로 못해 벌레가 우글 거리고 묵은 냄새가 나 먹기 힘든 수준이었다”며 “일부 지역에선 썩은 쌀이 섞여 나와 주민 불만이 크다”고 했다.
특히 김정은의 특별명령으로 식량공급을 약속해 놓고 무상공급이 아닌 판매형식으로 제공하면서 실망과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벌레가 우글거리는 쌀을 무상공급이 아니라, 시장가격 보다 싸게 판매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수해복구에 동원된 인력에만 일주일 분 식량을 무상 공급했다”고 전했다.
북한당국은 식량 사재기를 막기 위해 개인당 식량 구매량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6월 열린 노동당 8기 3차 회의에서 “지난해 태풍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난관)해지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으로 군량미 창고를 방출해 식량을 공급하라는 특별명령서에 서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식량상황이 심각해질 때면 비축한 군량미를 풀고 가을에 채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전례가 있다.
김정은의 특별명령서에는 각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가 군량미를 해당 지역 주민에게 공급하라는 내용과 전쟁예비물자인 ‘2호미’를 풀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량비를 풀라는 김정은의 특별명령에도 정작 ‘2호 창고’에는 비축한 식량이 충분치 않아 명령이 단기간에 집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에선 ‘아래 실정을 모르는 비현실적 지시’라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가 중국에서 식량을 급하게 수입하는 과정에서 방역지침을 어겨 김정은의 분노를 불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6월 29일 노동당 정치국 8기2차 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가방역조치를 어긴 행위를 중대사건으로 질타하고 고위 간부들을 대거 해임 철직시켰다. 북한이 지난 7월 24일 ~ 27일 기간 이례적으로 전군의 연대급 이상 군정(軍政) 간부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강습회를 개최한 것도 군량미 강제 방출로 야기된 군의 불만을 달래려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2호미 공급과 중국·러시아에서 수입한 식량을 추가로 시장에 풀면서 8월 들어 곡물 가격이 하락했지만 식량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국경봉쇄를 강화하면서 시장 상황은 더 악화돼 망한 가게들이 속출하고, 가족 단위 꽃제비들도 길거리에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비료부족과 기상악화로 올해 농사 전망도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비료부족과 비닐박막 부족으로 벼모를 제대로 길러내지 못한데다, 연료부족 상황에서 지난해 수해 피해를 정리하지 못해 논갈이도 제대로 못한 논에 벼를 심은 경우가 상당하다”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농사 인력 동원도 제대로 안 돼, 올해 농사 작황을 비관하는 얘기가 농업 일꾼들 속에서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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