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국제여론, 아프간 사태 두고 미국 책임에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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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3 06: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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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서 中외교부 대변인 발언·美매체 인용해 "아프간정책 완전 실패"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 외무성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스러운 정세를 두고 '미국 책임론'을 꺼내 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외무성은 20일 홈페이지에 글을 싣고 "최근 국제여론은 아프가니스탄의 현 정세와 이와 관련한 미국의 책임에 커다란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 보도 수단(매체)들은 미국의 대아프가니스탄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실토하고 있다"며 중국 외 국제사회의 여론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국제여론과 미국 매체를 인용하는 방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북한이 아프간 사태는 미국의 정책 실패 탓이라는 비난을 한 셈이다.

북한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향한 비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무성은 중국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도 그대로 인용하며 거센 비난을 이어갔다.

이 글에서는 화 대변인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미국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교란자, 파괴자이며 저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국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쩍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전쟁을 일삼는 정책에 대해 성실히 반성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간판 밑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다른 나라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미국으로부터 인권 문제 등으로 지적을 받아온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인용해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칼럼 코너 '메아리'에서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미국의 비참한 패배"라고 표현하며 베트남 전쟁에 비유하기도 했다. 조선신보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로 꼽힌다.

외무성은 최근 중국 당국자의 발언이나 보도를 그대로 전하는 식으로 동조를 표하는 동시에 자국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전날에도 외무성 홈페이지에 '대만 내 미군 주둔설'을 두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논평 내용을 그대로 전했으며, 이달 12일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한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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