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철 맞아 농촌 내려온 ‘쌀 접수조’ 군량미 우선 확보에 혈안
  • 관리자
  • 2021-10-20 09:06:22
  • 조회수 : 408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각지 농촌들에서 올해 농사를 하루 빨리 결속하기 위해 총매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안악군 대추협동농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농사 결속 소식을 연이어 전하고 있는 가운데, 가을 수확 및 탈곡 시기를 맞아 ‘군량미 접수조’가 농촌에 내려와 군량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농촌에는 각 군단 후방부 소속 군량미 접수 상무 인원, 소위 ‘쌀 접수조’가 내려와 현지에서 숙식하면서 군 비축용 쌀을 우선 거둬들이고 탈곡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소식통은 “쌀 접수조는 이달 중순에 내려와 임시 가설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며 “올해는 군량미 보장이 우선이라는 지침과 함께 정량을 접수하지 못하면 군사재판에 넘기라는 명령까지 떨어져 쌀 접수조가 한 톨의 낟알도 허실하지 않고 탈곡장 안으로 들여놓는 일에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올해 각 군단 후방창고에 비축해 둘 곡식의 양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정해진 양을 보장하지 못한 후방일꾼들을 군법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과거에는 정량 확보에 실패하면 계급 강등시키거나 비판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법적 처벌을 내리겠다고 예고해 후방일꾼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올해는 작년보다 군량미 접수 정량 기준이 높게 제시됐는데, 이 정량을 채우지 못하면 군법으로 처리하겠다니 후방일군(일꾼)들은 목숨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들 사이에서는 정량을 보장 못 할 것 같으면 부대에서 돈을 모아 장마당에서 사서라도 쌀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특히 쌀 접수조는 올해 군용 탈곡장을 따로 두고 낟알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까지는 농장에 딸린 탈곡장을 함께 썼으나 올해는 군 비축용 쌀이 밖으로 새어 나갈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에서 군용 탈곡장을 별도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올해는 탈곡장을 분리해 군량미와 분배용 낟알을 들여놓고 탈곡하는 장소가 아예 다르다”며 “분리를 못 시킨 곳들도 간혹 있긴 한데, 그런 경우에는 탈곡장을 반으로 갈라 울바자 같은 것으로 구분 짓고 그 위로 220V 전기선을 쳐놔 군량미에는 손을 못 대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군의 쌀 접수조가 군량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인민위원회 산하 양정사업소 수매원들까지 농촌에 나와 올해 제시된 쌀 수매량을 무조건 보장하겠다면서 눈에 불을 켜고 있어 농장원들이 여러모로 들볶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정사업소 수매원들은 농장원들이 쌀을 들고 시장으로 향하는 행위를 근절하고 장마당에 쌀을 팔지 못하도록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면서 농장원들에게 국가 수매를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올해 농장원들에게 분배될 양은 지난해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농촌 현지에서는 올해 농장원들에게 내려지는 몫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농장원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배량이 적다고 반발하면 정치적으로 몰릴 수 있어 내색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농장원들은 올해 개인 뙈기밭 소출이 늘어 그런대로 먹고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추수를 마무리한 농촌에서 탈곡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도·시·군 경계 등 곳곳에 ‘낟알 감독 초소’가 생겨나 곡식을 가지고 이동하는 인원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낟알 감독 초소는 매년 이맘때쯤 생긴다”면서 “다만 올해는 낟알을 아예 못 가지고 가게 했던 작년과 달리 어른 한 사람당 군대배낭(13~15kg) 하나 정도 들고 움직이는 건 허락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