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북한, 토종 만화영화 '영리한 너구리' 후속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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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1 10: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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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방영 시작한 63부작, 최근 새 시리즈 제작 착수…4편 공개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우둔하긴 하지만 밉지 않은 곰과 깜찍한 야웅이, 뚱뚱한 배와 짤막한 다리를 가진 너구리가 지혜의 힘으로 주도권을 쥐는 이야기"

1980년대부터 인기를 끌었던 북한의 만화영화 '령리한(영리한) 너구리'의 소개 글이다.

너구리와 곰, 고양이 세 친구가 매번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 너구리의 지혜를 보여준다.

10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따르면 최근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에서 63부작이던 '영리한 너구리'의 새로운 시리즈인 제64∼67부를 제작했다.

1987년부터 방영을 시작했는데 한동안 중단됐다가 최근 후속 시리즈가 연이어 제작되면서 아이들과 주민들에게도 큰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작인 66부 '나침판' 편은 거북이 할아버지의 생일에 초대를 받은 세 친구가 배를 타고 가다 나침반이 망가지면서 우여곡절 끝에 방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67부 '요술옷' 편에서는 무대 조명이 깨져서 속상해하는 야웅이를 위해 너구리가 지혜를 발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매체는 "문학 단계에서부터 의의있으면서도 흥미있는 주제를 선정하였고 원도 미술과 배경 미술, 음악과 대사 형상, 영화화면의 크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품을 들였다"면서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11일 조선중앙통신은 '또다시 화면에 등장한 세 친구'라는 제목으로 '영리한 너구리'의 새 시리즈들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 4.26 만화영화 촬영소
북한 4.26 만화영화 촬영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미 고전으로 자리 잡았던 '토종 만화영화'의 뒷이야기를 이어서 제작하게 된 배경은 "자라나는 새 세대들의 지능계발과 학습에 도움을 줄 목적"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각 동물의 배역을 맡아 목소리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전부 교체됐지만, 이전과 위화감 없이 이어지도록 공을 들였다.

매체는 "너구리와 곰, 야웅이의 대사 형상을 수행하는 배우들이 전부 교체된 상태에서도 그전의 대사 형상과 꼭같은 느낌을 보장한 하나의 사실을 놓고서도 이 만화영화 창작에 기울인 창작집단의 창조적 노력을 잘 알 수 있다"면서 "지금 관중들은 더 재미있을 연속부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 양말공장을 찾아 어린이용 양말에 외국 만화영화 속 동물 캐릭터 대신 '영리한 너구리' 속 동물들을 새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너구리와 친구들은 디즈니처럼 전 세계 어린이에게 익숙한 외국 만화영화와 맞서 '우리 것'을 상징하는 대상인 셈이다.

'비사회주의적인 것'을 배척하고 고유의 문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어린아이들이 자주 보는 만화영화에서부터 토종색을 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조선의 오늘도 "자라나는 후대들의 지능교육에 절실히 필요한 이 만화영화를 계속 만들어줄 것을 바라는 관중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유아 교육에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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