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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7 11: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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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호주 유학생 억류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김일성대)이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 질서를 안내하고 접수 절차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김일성대는 지난 10월 14일 홈페이지에 '김일성종합대학에서의 외국인 유학생 접수 절차'를 게재하고 유학 준비생에게 필요한 제반 사항을 설명했다.
그중 유학생이 지켜야 할 생활 질서를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김일성대는 "유학생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과 규정, 대학과 숙소의 규율과 질서를 자각적으로 지키며 조선 인민의 생활풍습과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며 "정치, 경제, 군사 및 대외관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외화매매, 투기, 물물교환 등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에 의해 금지된 상적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율과 질서를 위반하고 국가 및 개인재산에 손상을 주거나 도덕적으로 불량한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엄중성 정도에 따라 물질적 책임과 함께 경고 처벌을 주거나 퇴학시킨다"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기관에 넘긴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 북한 당국에 억류돼 한동안 연락이 두절됐다가 추방된 김일성대 석사과정을 밟던 호주인 유학생 알렉 시글리(29)는 억류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외신은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에서의 경험을 소개하고 외국인 유학생으로서의 자유를 자랑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그 외에 안내문에는 기본적인 학년 과정과 시험 제도 등이 담겨 일반적인 한국 대학교의 입학 안내문과 비슷하지만, 입학 신청 문건 목록에는 몇몇 특이한 항목이 포함됐다.
안내문에 따르면 유학 지원자는 북한 교육위원회에 공증된 출생 확인서와 무범죄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재정 담보서를 통해 유학 동안 필요한 자금 충당 방법을 알려야 한다.
아울러 유학 지원에 앞서 지원자의 본래 대학과 김일성대 간 합의나 북한 중앙교육지도기관에 대한 본국 기관의 신청이 필요하며, 본국 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도 합격해야 한다.
1946년 설립된 김일성종합대학은 인문·사회와 이공계는 물론 농업대학과 의과대학까지 갖춘 종합대학으로, 2016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세계 일류급 대학'으로 변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보낸 창립 70주년 기념 서한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많이 받아 조선어(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여러 전공학과에서 본과생 및 박사원생, 실습생 교육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일성대에 따르면 1995년 유학생 교육이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30개국 5천여명의 유학생이 교육을 받았다.
김일성대는 "유학생 교육은 권위 있는 교수 역량에 의해 믿음직하게 보장되고 있다"며 "노동당과 정부의 깊은 관심 속에 유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에 필요한 온갖 조건을 충분히 보장해주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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