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굴레 벗어난 트럼프, '교착 계속' 북미관계 영향은
  • 관리자
  • 2020-02-06 09: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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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재선행보 나서며 '느리고 인내하는 외교'로 대북 상황관리 주력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EPA=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4개월여만에 탄핵추진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재선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이렇다 할 진전 없이 교착을 이어가고 있는 북미관계에도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본격적으로 재선가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대선판에 여파를 가져오는 북한의 강경 행보가 없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부터 하원의 탄핵 추진과 상원의 심판으로 애를 태우는 사이 북한은 '성탄선물'과 '새 전략무기 공개 및 충격적 실제행동' 등을 공언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애초부터 우세하기는 했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추진이 재선가도에 미칠 여파에 신경을 곤두세워온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자극하지는 않은 셈이다.

이제 탄핵이라는 변수가 제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한 총력전 태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추진의 여파가 재선가도에 일정 부분 부담이 되기는 하겠지만 무죄 판결이라는 공식 결론을 끌어낸 만큼 여세를 몰아 역공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초점을 재선 승리에 둔 채 위험부담이 있는 시도나 변수에 거리를 두려고 할 공산이 크다.

특히 북미관계에 있어 북한이 강경 행보를 통한 대미 압박으로 대선판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올해로 세번째인 국정연설에서 그가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맥락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최근 언급이 눈에 띈다.

그는 지난달 24일 공개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와 관련해 "나는 우리가 서두를 게 없다는 사실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틀 전인 22일에는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에 대해서는 느리고 인내하고 꾸준한 외교"라는 언급을 했다.

미국의 대선국면과 맞물려 북미관계에서 당장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도의 관리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메시지를 통해 미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연달아 '중대한 시험'을 하며 대미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취재진과의 문답 등을 통한 공개 발언으로 '김 위원장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우회적으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이 미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압박 행보를 택하며 '모험'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강력하게 대응하며 미국 대선에 미칠 부정적 여파 차단에 나설 것이라는 짐작을 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용 외교 성과 마련 및 북한의 강경 행보 억제 차원에서 좀 더 유연한 대북 접근법을 취하며 유세에 내세우기 좋은 수준의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를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허들을 높인 상태라 소기의 성과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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