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2-18 13: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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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 극복못하면 제자리걸음 얼간이된다"…제재·코로나19에 경제후퇴 우려 반영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 신문이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악재 속에서 장관부터 기업소 책임자까지 동원해 자력갱생 주제로 칼럼을 연재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북한 최고의 명예칭호인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창재룡 오석산화강석광산 지배인 명의로 '끝까지 버티고 서서 기어이 해내는 기질'이라는 제목의 지상연단에서 "정면돌파전의 앞장에 서 있는 일군(일꾼)이 어떤 경우에도 주저앉지 말고 끝까지 버티고 서서 곤난(힘든 일)을 이겨내는 강의한 기질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배인은 기업소 생산 및 행정 책임자다.
그는 "당과 인민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저 없이 맞받아나가야 커지게 된다"며 "그런 체험이 없다면 모든 것이 유족해진 때에 가서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얼간이가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또 다른 '노력영웅' 박병호 민들레관리국 국장도 이날 지상연단에서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학습장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체 생산 설비를 만든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력갱생은) 최상의 목표를 내세우고 완벽한 높이로 돌진할 때 핵분열 반응과도 같은 굉장한 성과를 낳게 되며 발전 잠재력과 가능성을 무한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신창남 구장지구탄광연합기업소 당위원장은 기업소에서 진행한 탄층(炭層·땅속에 석탄이 묻혀 있는 층) 개발 문제에 있어 '대담한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며 '자아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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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연단은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현안과 관련해 선전·선동하거나 내부 결속 차원에서 실명 글을 게재하는 일종의 지면 발언으로, 며칠간 짧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7월 말 이례적으로 한 달간 '만리마 시대 모범 사례를 따르자'는 주제로 지상연단을 게재한 바 있는데, 당시 북미교착 국면에서 자력갱생을 독려하기 위해 비교적 길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북한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신문이 "정면돌파전을 추동하기 위한 자력갱생 지상연단을 조직한다"고 예고한 이후 간부들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남측의 장관에 해당하는 김충걸 금속공업상이 "금속공업은 시원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이미 꾸려진 주체철 생산공정을 과학적으로 완비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공개 다짐하는가 하면, 내각 국장은 금속공업 부문과 관련된 사업 단위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연초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탓에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가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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