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2-06 15: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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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남도 순천시의 한 주택가에서 비공식 모임을 가지며 자유 사회를 동경하던 20대 청년들이 시(市)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자주 모여 앉아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자본주의 문화가 깃든 영상물들을 보고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개탄하며 자유를 열망하던 순천시의 20대 청년 6명이 지난달 중순 보위부에 적발돼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대학은 졸업했으나 마땅히 입직(入職)하지 못한 노동청년들로, 8·3(특정한 곳에 적을 걸어두고 있으면서 매달 일정액을 내고 다른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돈벌이를 하면서 주에 한 번씩 모여 앉아 속 얘기를 나눠왔다.
초반에는 북한 내에서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에 불만을 토로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도였으나 비공식 모임으로 고착되면서는 한국 드라마 등 자본주의 문화가 깃든 영상물들을 함께 보는 사이로 발전했고, 이 과정에 이들은 자유 사회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을 품게 됐다.
실제 보위부에 붙잡혀 조사받는 과정에서 이들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경직된 문화와 문화적 통제 속에서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을 품었다고 고백했으며 자본주의 사회의 유행을 공유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들이 비공식적인 모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동네의 보위부 정보원으로부터 보위부의 귀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보위부는 이들의 집을 가택수색해 USB를 발견했는데, 여기에는 금지된 한국 드라마와 서양 음악, 중앙통로로 방영되지 않은 축구 경기 동영상 등이 저장돼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지금 주민들이 앞에서는 당의 지시를 따르고 충성심을 보이는 척하지만 돌아앉아서는 비공식적인 공간에서 자본주의 문화를 탐닉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특히 외부에서 유입된 자본주의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시당(市黨)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평안남도 당위원회에까지 보고됐는데, 이에 도당은 이번 사건을 ‘정치사상적 문제’로 규정짓고 외부 문화 유입 차단을 위해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도당은 “적대 세력의 문화 침투는 체제 위협 행위”라면서 청년들 사이에서 외부 문화를 배격하는 사상 교양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당은 청년층의 사상 변화를 당에서 끊임없이 통제하는데도 자본주의 문화를 갈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를 충족하려고 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며 “3명 이상 모여 앉지 않도록 보위·안전 기관들이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된 6명의 청년은 아직 예심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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