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4-24 12: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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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이달 초부터 자강도 전력공급을 대폭 축소한 가운데, 이번에는 물적·인적 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자강도로 진입하는 길목에 초소를 증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 평안북도 향산군에서 자강도로 들어가는 구간인 송원군 개고개 진입로에 국가보위성이 직접 관리하는 초소가 2곳 증설됐다. 초소는 육로 및 철도 진입로에 각각 개설됐으며 이 두 곳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자강도를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자강도 초소 신설과 검열 강화 조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 명령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방침 관철을 위한 상부 지시가 내려와 모든 절차가 신속히 진행됐다”며 “자강도를 난공불락의 군사요충중심지로서 선군혁명특구지역, 전시 최고사령부, 전선사령부가 위치할 수 있는 제2의 수도로 만단의 전투동원 준비를 일상적으로 갖춰야한다는 (김 위원장의) 방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비상방역체계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군사적 비상사태를 염두에 둔 내부 조치를 하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강도는 도(道) 면적의 98%가 산악지대로 보안에 민감한 군사무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이 밀집해있다. 자강도 내에서도 군수공장지대는 해발 1420m에서 850m 사이의 산맥들이 둘러싸여 있어 반드시 고개를 넘어야 하며 도 중심부로 들어가는 육로와 철로가 한 곳으로 설계돼 있다. 이는 진출입을 제한함으로써 도내에서 생산하는 군수물자와 관련한 정보 및 재원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초소가 신설된 개고개는 자강도를 드나드는 외통길로 그 이북 지역은 도 내에서도 가장 보안 등급이 높은 군사무기를 생산하는 기업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 초소를 신설함으로써 검열의 강도와 효율성을 제고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이곳에는 기존에도 개고역과 육로에 초소 2곳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 초소는 검열 권한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전 초소들은 검열을 하다가 이상을 발견해도 이동증명서만 확인하고 차후에 통보하는 식으로 검열 형식이 제한돼 있었지만 새롭게 세워진 초소들은 이동 중인 차나 기차 검열에서 이상이 발견될 경우 압수 수색과 억류는 물론 기차 운행도 중지시킬 수 있다”며 “위(당국)에서 무제한의 검열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검열 시 철도를 멈춰 세우기 위해서는 철도청과의 협의가 필요한데 국가보위성 산하 신설 초소가 해당 권한까지 전권을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새로 신설된 초소는 행정적으로 각각 자강도 보안국과 보위국에 편성돼 있으나 실제 명령은 국가보위성(중앙)에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성 소속 초소는 열차집중 검열권을 가졌지만 보위성 소속 초소는 육로 운송물자에 대해서만 단속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내부에서는 자강도 진출입 통제가 강화된 이유에 대해 최근 전력 및 자재 공급의 축소와 연관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자강도에 공급됐던 전력과 연료 등 재원 공급이 평소의 50% 이하로 급감하면서 군수공장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통은 “자강도 군수공장은 배급과 상관없이 생산량만큼 ‘보로물자(일종의 성과급)’를 받고 생계를 이어가는데 당장 전력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됐으니 보로물자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자강도에서는 보로물자가 적어지면 자재를 빼돌려 이를 통해 돈을 버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런 불법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자강도 전력 공급 축소에 대해 중앙당에서는 ‘올 당창건기념일까지만 견디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자강도에 대한 출입 통제 및 검열 강화도 올해 말까지만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번에 신설된 초소가 영구적으로 설치된 것인지 일시적 조치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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