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6-23 14: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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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10월 10일 당 창건일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양강도 삼지연 건설 공사가 현재 자재와 식량 부족으로 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완공 기일을 맞추기 어렵다’는 삼지연시 당위원장의 제의서가 양강도당에 올려져 중앙에까지 보고됐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현재 삼지연 건설이 자재와 식량 등 공급물자 부족으로 부진하게 진행 중”이라며 “10월 10일까지 완공 못 할 것이라는 삼지연시 당위원장의 제의서도 이미 지난달 중순 제출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지연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리명수동, 포태동 등 주변 지역의 살림집 건설 및 도로공사, 혁명전적지와 사적관 보수공사 등 삼지연 3단계 공사는 현재 70% 마감 단계이지만, 도당과 시당에서는 오는 10월 당 창건일까지 준공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북한이 올해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나서면서 자재가 이곳에 집중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삼지연 건설에 쓰일 자재가 부족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현지에서는 자재 부족으로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시멘트나 유리, 목재 등을 몰래 빼돌리는 현상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에서는 자재창고 앞에서 무장한 채 교대 보초 경비를 서게 하거나 자재 약취에 대한 단속과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식의 대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만성적인 식량 부족도 공사 진척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민가를 습격해 먹거리나 물건 등을 훔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돌격대 인원들도 배고픔에 건설장을 이탈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돌격대 일일 식량은 450g 쌀과 염장 무, 삶은 배추, 나물 소금국 정도로 열악하다”며 “군인들도 못 먹어서 주민 살림집을 터는데 이런 사고가 중대, 대대당 하루 2~3건씩 만연한 상태”라고 전했다.
더욱이 현장 책임자들은 ‘어차피 10월 10일 전에 준비된 곳만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 보여드리면 된다’ ‘전염병(코로나19) 때문에 고정 백두산 답사길을 빼놓고 주민 이동이나 외국인 관광도 못 할 테니 바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같은 상황에 내부적으로는 당 창건일까지 삼지연 3단계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 삼지연시 당위원장은 현장의 여건과 환경을 고려할 때 올해 당 창건일까지 완공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의서에 담아 양강도당에 제출했으며, 도당에서는 시당위원장뿐만 아니라 연관부문 도당일꾼들의 의견까지 수렴해 최종적으로 중앙에 제의서를 올려보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현지의 실태보고에 ‘10월 10일까지 죽으나 사나 완공해야 한다는 게 당의 지침’이라는 답을 냈다“며 “다만 솔직성에 신뢰를 얻은 것인지 당 창건 75돌에 외관적으로라도 1호 행사를 할 수 있게 사업을 진행하라는 지침을 함께 내렸다”고 전했다. 내부 공사는 반드시 기일 내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인 승인이 있었다는 뜻으로, 중앙에서는 현지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나름의 ‘배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의 대외적 권위를 높이기 위해 3단계 완공된 곳들에서 준공 테프(테이프)를 끊는 것으로 ‘우리는 경제 난관에 봉착돼도 당이 결심하면 어떤 것이든 자력갱생 정신으로 해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에 완공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1면에 “삼지연시를 혁명의 성지답게 더욱 훌륭히 전변시키기 위해 떨쳐나선 216사단의 지휘관들과 군인 건설자들, 돌격대원들이 3단계 공사에서 계속 혁신을 창조해나가고 있다”면서 관련 사진들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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