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 유감 표명에 '공식 반발' 없이 숨고르기
  • 관리자
  • 2020-06-19 09: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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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통해 불쾌감만 표시…당 중앙군사위 전까지 여론전 가능성
북한, 연일 대남비난 여론몰이
북한, 연일 대남비난 여론몰이(서울=연합뉴스) 북한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주민들의 여론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5면에 실으며 대남비난을 이어갔다. 사진은 김철주사범대학 교내에서 학생들이 탈북자들을 '쓰레기'라고 비판하는 선전물을 놓고 성토하는 모습. 2020.6.19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은 사흘째 청와대의 강한 유명 표명에 공식적인 반발을 자제한 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행위 등을 정당화하며 대남 여론몰이를 지속했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은 개별 주민의 기고문과 대외선전매체 기사를 통해 수위조절을 해가며 청와대를 향한 불쾌감을 피력했다.

노동신문은 19일 '활화산마냥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 성전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김영국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부지배인 등 각계각층의 대남비난을 소개했다.

이들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참혹한 종말을 고하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모두 속 시원해하고 있다"며 "그런데 남조선 당국이 오히려 강력한 항의니, 위반이니, 응분의 책임이니 하는 허튼소리만 계속 늘어놓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은 죄에 대한 반성 의식은커녕 파렴치한 잡소리를 늘어놓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처사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단언했다.

또 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反) 공화국 삐라(전단) 살포행위를 묵인함으로써 '합의 준수'를 입에 올릴 자격을 스스로 줴버렸다"며 "지금 우리 청년 학생들은 전선 지대로 달려 나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열의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연일 대남비난 여론몰이
북한, 연일 대남비난 여론몰이(서울=연합뉴스) 북한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주민들의 여론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5면에 실으며 대남비난을 이어갔다. 사진은 평양 거리를 달리는 무궤도전차 안에서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노동신문을 읽으며 분노하고 있는 모습. 2020.6.19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대외 선전매체들도 화력을 보탰다.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단행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오만방자하게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국제사회의 동의"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굴종냄새가 푹배인 넋두리"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7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선두로 문 대통령을 막말 비난하고 향후 군사보복을 예고하는 등 거칠게 대응한 것을 끝으로 고위직의 공식 입장은 내보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같은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이 남측 대응을 지켜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잇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8일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한 비준을 받겠다고 예고한 만큼,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 수준의 여론전만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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