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재 외교관 대상 서비스업 종사자, 반국가 행위로 긴급 체포
  • 북민위
  • 2024-12-19 07: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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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던 남성이 국가보위성에 의해 긴급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흥동에 위치한 대사관촌 내에서 일하던 30대 남성 A씨가 보위원들에 의해 갑자기 체포됐다.

당시 A씨는 매주 진행되는 집중 학습 시간에 참석한 상태였는데, 강의를 받고 있는 도중 보위원들이 들이닥치면서 A씨는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됐다.

보위원들은 A씨를 체포하면서 그가 외국인과 접촉하며 국가 안전과 관련한 기밀을 누설하는 반국가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언급했지만 그가 어느 나라 사람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A씨를 연행해간 후 보위원들은 A씨의 업무 공간을 수색하고 손전화기 등 개인 물품을 압수했다.

A씨는 외무성 산하의 외교단 사업총국에 소속된 직원으로 물놀이장 시설 관리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단 사업총국은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우나, 물놀이장, 음식점, 식료품점 등을 운영하는데, 외교단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외국 대사나 그 가족들, 기타 관계자들을 수시로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국가보위성의 철저한 감시를 받는다고 한다.

외교단 직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외국인들과 직접 대면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으려 하고, 대면하게 될 경우 서비스에 필요한 간단한 대화만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A씨가 갑자기 체포되자 외교단 직원들은 “물놀이장 시설 관리자가 외국인과 무슨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겠냐”라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외교단 회관 분위기는 바짝 얼어붙은 상태다. 소식통은 “외교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늘 촉각을 세우고 일을 한다”며 “화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물놀이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우연이라도 외국인들과 마주칠까봐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군다나 이번에 잡힌 사람은 물놀이장 시설을 보는 관리원이라 국가 기밀을 알고 있을 것도 없고, 외국인과 마주칠 일도 없다”며 “혹 외국인과 대화를 했다면 일상의 평범한 말들을 주고 받았을텐데 도대체 무슨 일로 잡혀갔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현재 외교단 사업총국 직원들은 혹여나 자신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며 외국인을 피해다니고 있다.

소식통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봉사하라고 만들어 놓은 기관에서 외국인을 피해 다니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며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무슨 꼬투리를 잡아 체포해갈지 모르니 다들 조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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