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농경지 복구 나선 농장들, 농장원 10대 자녀까지 동원
  • 북민위
  • 2024-08-13 06: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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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발생한 수해로 평안북도 국경 지역에 농경지 침수 등 큰 피해가 난 가운데, 현재 각 농장이 농경지 복구에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농장원들의 어린 자녀들까지 복구 전투에 총동원하고 있어 농장원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도에서 ‘한 평의 땅, 한 포기의 곡식도 포기하지 말라’며 침수된 농경지 복구에 모든 인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려 피해 지역의 각 농장들이 농장원들을 모조리 동원해 침수 복구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농경지 복구에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농장들에서는 농장원들의 자녀들까지 복구 작업에 데리고 나오도록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일부 열성분자들이 15세도 안 되는 어린 자녀를 농경지 복구 현장에 데리고 나와 물에 젖은 벼, 옥수수 등 작물을 세우는 작업을 하자 다른 농장원들이 눈치를 보며 자녀를 마지못해 데리고 나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염주군의 한 농장원은 “다들 자식들을 데리고 일하러 나오고 있어서 애들을 안 데리고 나오면 당 정책을 관철하지 않고 것처럼 보인다”며 “애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애들을 데리고 일하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경지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는 농장원들의 자녀들은 대개 13~17세 청소년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농장원인 부모와 함께 현장에 나와 침수로 쓰러진 벼를 세우고, 옥수수대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복구 작업은 보통 새벽에 시작되기 때문에 농장원 부모들은 잠이 많은 청소년 자녀를 새벽부터 깨워 현장으로 데리고 나가야 하는 것에 자괴감과 미안함을 느낀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새벽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욕을 해가며 기어코 깨워서 데리고 나서 작업에 내모는 부모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장원들은 아이들이 못난 부모 때문에 모내기, 김매기, 가을 전투도 모자라 한여름에 큰물(홍수) 피해 복구 전투에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이 너무 불쌍하다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원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만 근 3000정보(약 2975㎡·900만 평)의 농경지가 침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평안북도 북부의 다른 지역들에도 폭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 농경지 침수 피해 규모는 그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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