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6-12 06: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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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대신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서 개인적으로 돈벌이하는 이른바 ‘8·3’ 노동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직장들에서도 부족한 자금 마련을 위해 노동자들의 8·3벌이를 적극 용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소속된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서 개인 돈벌이를 하는 8·3 노동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8·3벌이를 하려면 매월 내야 하는 8·3 계획분 이외에 기업소 간부들에게도 뇌물을 고여야(바쳐야) 했지만, 요즘은 직장에 8·3벌이를 하겠다고 하면 어서 하라고 반길 정도”라며 “기업소마다 맡겨진 과제를 수행해야 하니 8·3벌이를 하겠다는 사람들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에서 배급이나 생활비(월급)이 제대로 지급되는 곳은 군수공장이나 당 기관 같은 주요 정권기관 밖에 없다. 그 외에는 소속된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해도 배급이나 생활비를 받지 못해 다른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가야 한다.
북한에서 비교적 벌이가 좋은 편에 속하는 군수공장 노동자들도 많으면 한 달 15kg 정도의 식량이나 북한 돈 5~12만 원의 생활비를 받는데, 이 정도로는 3인 가구가 한 달 살기도 어렵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8·3벌이에 나서면 군수공장 노동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어 직장에 출근하기보다 8·3벌이로 개인 돈벌이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안북도의 한 기업소에서 일하며 8·3벌이를 하는 주민 김모 씨(가명)는 “배급이나 생활비가 나오지 않으니 각자 알아서 돈을 벌고 살아야 한다”며 “나의 경우 중국에서 오는 임가공을 하거나 약초·나물을 캐다 팔거나 짐을 날라주거나 장사꾼들을 거들어주는 일을 하면서 일당벌이(8·3벌이)를 한다”고 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하고 있다는 게 김 씨의 말이다.
중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눈썹, 가발 등을 가공한 후 완제품을 수출하는 임가공업은 최근 북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8·3벌이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씨는 “장사하는 사람들보다 안정적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이 임가공인데, 요즘 임가공을 하면 하루에 인민비(위안화)로 15원(미화 약 3달러) 정도 벌 수 있다”며 “또 단순 심부름이나 짐 나르기 등은 국돈(북한 돈)으로 1만 5000원(미화 약 1.5달러) 정도의 일당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일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일한다면 한 달에 웬만한 군수공장 노동자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직장에 8·3벌이를 하겠다고 해 놓고서 수입이 부족해 8·3 계획분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직장으로부터 계획분 납부를 독촉받거나 심하면 무단결근을 이유로 노동단련대에 보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8·3으로 이름을 올린다고 다 개인 벌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잘하면 직장에 다닐 때보다 더 잘 먹고 살 수 있고, 요즘 지방 기업소들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8·3벌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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