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미디어기기 단속 착수…핵심 표적은 ‘MP7’, ‘MP8’
  • 북민위
  • 2025-06-25 05: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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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회안전성 특별 단속조가 최근 수도 평양과 평안남도 평성, 함경남도 함흥, 함경북도 청진, 강원도 원산 등 주요 도시에서 신형 미디어기기 단속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4일 “사회안전성 본부 성원들로 구성된 수십 명의 특별 단속조가 지난 19일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시 기기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은 올해 상반기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순녹화물과 문서화일(파일)이 확산했다는 사회안전성의 종합보고서에 따라 중앙당의 비준 과업으로 하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특별 단속조는 주요 도시들에서도 사거리나 정류장, 시장 주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들을 중심으로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반인처럼 다가와 신분증만 쓱 내밀어 보이고는 손짐이나 가방을 뒤지고, 그 속에 미디어기기가 있으면 USB, SD카드 등 저장장치가 삽입돼 있는지, 그렇다면 거기에 어떤 영상과 문서가 담겨 있는지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핵심 표적은 ‘MP7’, ‘MP8’이라 불리는 전자기기라고 한다. 대체로 남포항이나 북중 접경 지역을 통해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는 이 기기는 영상·전자책·문서파일을 열어볼 수 있어 외부 정보 유입의 새로운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다.

사회안전성은 “신형 기기는 청소년들의 사상을 해치고 반당·반국가 행위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기에 담겨 있는 모든 자료를 유심히 살피고 위험도에 따라 대상자를 해당 지역 안전기관에서 조사하거나 보위기관에 이첩하라고 특별 단속조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돌면서 주민들은 기기를 숨겨놓거나 USB, SD카드만 빼서 따로 보관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한편, 사회안전성이 평양뿐만 아니라 평성, 함흥, 청진, 원산 등을 우선 단속 대상 지역으로 삼은 배경에는 이 지역들이 물류 유통의 핵심 거점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전언이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종교문서 등을 손쉽게 열어볼 수 있는 신형 미디어기기가 들어오면 순식간에 수도 평양에 유입되는 것은 물론, 유통 거점 지역들을 거쳐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핵심적인 주요 도시들을 우선 단속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사회안전성은 특별 단속조에 불시 이동 단속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연일 내리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현지의 일부 법기관 일꾼들 속에서는 정보 소비 양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단속 위주의 방식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안전원들은 ‘새 기기가 퍼지면 뒤따라 수습하는 식의 단속이 몇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더 이상 이런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MP7, MP8 같은 기기들을 등록하게 하든, 회수하든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며 “또 새로운 기기를 무조건 해로운 것으로 보고 단속하지 말고 학습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계선(기준)을 명확히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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