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1-09 07: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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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비난한 북한 주민 2명이 체포되고, 그 가족들은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황해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해주시에 사는 주민 2명이 지난달 중순 김여정이 발표한 평양 무인기 사건 관련 담화문을 보고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2명의 주민은 평소 북한 당국에 대한 비난도 서슴없이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체포되기 전날에도 함께 있으면서 김여정과 당국을 비난하는 이야기들을 몰래 나누고 있었는데, 이들의 대화를 엿들은 다른 주민이 보위부에 밀고하면서 붙잡혔다.
두 사람은 최일선에서 대남 비난 담화를 내는 김여정에 대해 “치마 두른 여자가 저렇게 날뛰는 것이 꼴 보기 싫다” “여자가 뭘 안다고 나서서 야단인가” “인민들이 얼마나 살기 힘든데 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뒤에서 잘 보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남북 간 긴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이 나라가 빨리 망하자면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모두 한국이나 중국으로 달아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통일’, ‘민족’ 개념 삭제 조치를 두고서도 “우리 주민들은 누구나 통일을 목표로 하는데 오늘의 국가는 더는 통일을 원하지 않으니 반쪽짜리 국가로 남게 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다”며 정치적인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두 사람이 체포된 다음 날 이들의 가족들도 갑자기 사라져 주민 사회에 불안감이 고조됐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동네 주민들은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두 가족이 사라진 것에 경악했고 지금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며 “특히 이 두 가족과 친분이 있던 주민들은 혹여나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매체에 전했다.
한국과 인접한 해주시에서는 이처럼 주민들이 체포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주시는 예전부터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깨어 있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최근 해주시의 또 다른 주민도 사석에서 술을 마시며 국가를 비난하는 말을 했다가 보위부에 끌려가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해주시 보위부는 정보원들을 더 늘리고 주민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방침을 세운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1일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한국이 3차례에 걸쳐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여정은 한국 군부가 주범이라고 주장했지만 관련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여정은 지난달 22일에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미친 것들”, “정신 나간 것들”이라고 부르며 위협했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담화에서는 서울에서 무인기가 삐라를 살포하는 상황을 가정한 후 “서울의 들개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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