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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03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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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지난달 내내 대남 강경 행보로 한반도 정세를 극단으로 몰아갔던 북한이 '관망모드'로 전환하고 민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남한 정부와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강력한 경고와 메시지를 보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 아래 당분간은 내치에 힘을 쏟으려는 속내로 보인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김정은 위원장의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대한 대응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대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특히 대외 행보와 관련해서는 "당 대외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과 기타 사항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고만 밝혔다.
지난달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군 총참모부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이후 이어지는 관망 모드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긴장을 끌어올리는 행위로 대북전단 살포의 엄중성을 상기시키고 그동안 쌓여온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우선 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분풀이'를 한데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미국을 압박하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또 국제사회의 장기적인 대북제재 속에서 코로나19까지 불거지면서 경제난이 가중된 데 따른 민심 악화를 '약한 고리'인 남쪽을 '외부의 적'으로 만들어 화살을 돌림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효과도 얻은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당분간은 관망모드를 유지한 채 내부 결속을 다지고 경제난과 민생 해결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까지 불거지면서 가중된 경제난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장 김정은 정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 달도 안된 사이에 순수 민생을 안건으로 정치국 회의를 잇달아 연 데서 잘 드러난다.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북한은 앞서 지난달 7일에도 정치국 회의를 열고 농사에 필요한 비료 및 생필품 생산에 필수인 화학공업 발전과 평양시민의 생활개선을 핵심 안건으로 다뤘다.
특히 평양시민의 생활 개선 문제를 정치국 회의 안건으로 다룬 건 이례적인 일로, 이는 역으로 체제의 핵심인 평양시민들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피폐해졌음을 말해준다.
북한 매체들을 살펴봐도 고질적인 식수난과 전력난은 차치하더라도 북한에서 가장 구매하기 쉬운 먹거리인 채소 공급 마저 여의치 않음이 드러난다.
이달 초 열린 내각 전원회의에서도 평양시민의 야채 공급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사진은 이날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 모인 북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군중 집회를 하는 모습. 20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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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먹는 문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와 방역 대책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전날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상방역체계가 느슨해진 데 대해 질타하며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회의 결정서 채택이 이뤄진 것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열악한 보건 환경에 경제난이 가중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훼손되고 민심 이반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당장은 민생 해결이 중요한 만큼 당분간은 대남 및 대미 도발을 자제하고 비난의 수위 역시 조절하면서 내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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