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7-30 16: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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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추세 지향했지만…북한 실정에 부적합 판단한 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학에 편입했던 일부 대학들을 다시 분리하고 단과대학들을 없애는 등 학부제 중심의 과거 시스템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평양의학대학을 비롯해 김일성대 부속 대학들을 독립적인 대학으로, 기존 단과대학들을 학부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세계적 추세를 지향하며 미국과 남한 등 외국의 종합대학 시스템을 모방했지만, 북한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전문화와 정예화 방향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후계체제 시절이던 2010년 평양의학대학과 양대 농업대학인 계응상농업대학·평양농업대학을 김일성대 부속 대학으로 편입했다.
이들 대학은 김일성대에 편입된 이후 북한 매체에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계응상농업대학' '김일성종합대학 평양농업대학'으로 각각 소개됐다.
이들 대학의 편입에 앞서 1999년 김일성대 자동화학부를 '콤퓨터과학대학'(정보과학대학 개칭)으로 처음 확대한 후 2000년 법학부를 법률대학, 2001년 조선어문학부를 문학대학으로 개편했다.
2010년에는 재정대학, 2017년 산림과학대학을 신설하는 등 김일성대의 부속대학과 단과대학은 모두 8개로 늘어났다.
이들 부속 및 단과대학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김일성종합대학 ○○대학'으로 줄곧 소개됐다.
지난해 8월 지식인들에 대한 박사학위 수여식에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으로 보도했으나 10월 수여식에서는 김일성대 학위자들과 분리해 "평양의학대학 ○○○'으로 소개했다.
'김일성종합대학 계응상농업대학'은 '계응상사리원농업대학'으로 이름을 바꿔 황해북도 농업대학임을 명시했고, 평양농업대학도 마찬가지다.
또 김일성대 문학대학과 법률대학 대신 기존 조선어문학부와 법학부가 다시 등장했다. 정보과학대학은 정보과학부로 바뀌었다.
그 외 단과대학 개편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런 흐름에 따라 모두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20년간 확장해온 단과·부속대학 체제를 버리고 기존 학부제로 돌아간 것은 김일성대의 덩치를 키운 게 교육 발전에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집중과 선택을 방해하는 등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북한 지도부의 고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은 김정은 공식 집권 첫해인 2012년 기존 11년제 의무교육제를 12년제로 개편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분리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교육의 실용화·종합화·현대화·학술일원화 구호 등을 내걸고 각 대학에 당장의 생산 현장은 물론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유익한 연구소를 확대 중이다. 김일성대 등에 미래첨단연구원을 설립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지난 5월 21일 자에서 교육위원회가 "여러 대학에 인공지능학과를 비롯한 첨단기술 부분의 학과들을 새로 내오고 이미 있는 학과들을 통합 정리했다"며 "해당 성·중앙기관들과 연계해 교육강령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세계적인 교육 발전 추세와 교육학적 요구에 맞게 갱신하기 위한 심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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