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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03 06: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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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북한 대학들이 김정은 집권 초 외국을 본떠 확대 도입했던 '종합대학' 체계를 접고 북한 특유의 학부제로 복귀하며 규모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까지 나온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의 보도를 살펴보면 북한은 2012년 전후 분야별·지역별로 대거 도입했던 종합대학 시스템을 지난해 10월 이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기존 평양건설건재대학을 평양건축종합대학으로 확대하면서 3개 단과대를 신설했으나, 지난해 가을 이후 이를 모두 폐지하고 학부제로 돌아갔다. 이름도 평양건축대학으로 바꿨다.
원산농업종합대학과 함흥화학공업종합대학도 산하 단과대를 없애고 명칭에서 '종합'을 떼어낸 기존의 원산농업대학과 함흥화학공업대학으로 각각 개편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기존 종합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외에 각지 주요 대학을 종합대학으로 확대했었다.
비교적 역사와 규모를 갖춘 대학에 다른 관련 대학들을 단과대로 흡수해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고 학부제를 병행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약 6∼7년 만인 지난해 가을 이러한 종합대학 체제를 접고, 통합했던 대학을 분리하거나 학부제로 되돌리는 식으로 고등교육 시스템 '복구'에 나섰다.
아울러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에 통합 확대했던 부속 및 단과대도 전부 없앴다.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양대 부속대인 기계과학기술대학과 정보과학기술대학을 각각 기계과학기술학부와 정보과학기술학부로 축소했다.
김일성종합대학도 평양의학대학 등 부속대학을 예전처럼 독립대학으로 분리하거나 법학대학 등 단과대학을 폐지하고 학부제로 바꿨다.
김정일·김정은 체제를 거치면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대학의 교육사업에서 전환을 일으킨다"는 명분으로 남한과 미국 등 외국과 유사한 종합대학 체제를 시도했으나, 다시 김일성 시절 대학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종합대학으로 몸집을 무조건 불리기보다, 전문적인 학부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북한의 교육 현실에 더 맞고 인재양성에도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재 북한의 종합대학은 인문·사회·이공계를 모두 갖춘 김일성종합대학과 이공계 김책공업종합대학 두곳 뿐이며, 그중에서도 단과대를 둔 곳은 없게 됐다. 여러 단과대를 둔 종합대학 시스템이 일반적인 남한 대학들과는 구분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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