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中파견 노동자 식비까지 ‘충성자금’ 명목 갈취
  • 관리자
  • 2020-08-21 1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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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입이 줄어든 재중 북한 관리자가 노동자 식비 중 일부를 당 자금(충성자금)으로 헌납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대북 소식통은 21일  “조선(북한) 사장들이 노동자들의 식비를 갈취해 충성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월급에서 식비로 책정된 300위안(한화 약 5만 원) 중 100위안(한화 약 1만 7천 원)을 노동자들로부터 뺏어 헌납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전부터 월급에서 일부를 ‘당 자금’ 명목으로 징수했었지만, 최근엔 식비로 책정된 부분에서도 추가로 돈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수주량이 급감해 할당된 충성자금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게 되자 노동자들의 식비에서 이를 충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본지는 북한 당국이 중국 내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해외파견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충성자금 상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북한 당국의 과도한 충성자금 헌납 압박으로 인해 관리 성원들이 노동자들의 식비마저 쥐어짜는 모양새다. 이에 최소한의 식비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재중 북한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300위안이면 조선 노동자 한 사람이 쌀밥에 간단한 채소와 김치 그리고 약간의 고기를 사 와 요리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이라면서 “밥을 먹을 돈도 보장해주지 않아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식사도 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식비가 줄어들자 이전에 가끔 나오던 고기반찬도 나오지 전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쌀밥에 김치만 먹으면서 겨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 A의류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먹는 급식, 쌀밥에 김치 및 채소 볶음만 있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노동자 조국보다 자유롭게 못 먹어” vs 관리자 큰물 피해받은 백성들 더 굶주려

특히 이런 문제가 해당 공장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하루 12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월급은커녕 제대로 된 식사의 질마저 형편없자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조국(북한)에서 일했어도 이보다 자유롭고 먹고픈 것 먹을 수 있다”면서 “고향에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장이 식비에서 떼 간 돈으로 이것저것(북한에 들어갈 때 가지고 물품) 사들이고 있다”며 “가뜩이나 작은 기숙사 방에 물건들까지 넣어둬 생활하기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재중 북한 노동자들이 부실한 식사에 제대로 된 잠자리마저 보장받지 못한 채 과도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재중 북한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한 무역일꾼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충성자금과 각종 숙제(당국이 요청한 물품)를 위한 돈이 모이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며 “월급에서 떼가던 돈을 높이거나 생활비를 줄이고 남은 돈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사 질이 좀 떨어지지만, 조국에선 비루스에 큰물(홍수) 피해 등으로 백성들이 굶는 마당이라 어쩔 수 없다”며 “여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부 사정이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생활하는 노동자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앞서, 본지는 이 같은 취지의 내용을 담은 강연회가 재중 북한 노동자들의 대상으로 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일부 북한 관리 성원들은 중국 측 사장이 제시한 보건 휴가(생리휴가) 권유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 공장 사장이 여성 노동자들이 생리 기간이 쉴 수 있도록 시간을 줄 것을 조선 사장에게 권유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노동자들의 건강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근로기준법(73조)에 의해 사용자는 여성인 근로자가 청구할 때에는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줘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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