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방공을 책임지는 공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근 진행된 북한 군 당국의 합동검열 결과 공군 2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많은 비행사고를 낸 것으로 집계돼 책임자들이 해임, 강등 등의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9일  “최고사령관(김 위원장) 동지의 방침에 따라 인민군 총정치국과 보위국이 공군 사단들을 합동 검열했는데 제2 항공 및 반항공 사단이 지난 8년간 사고로 비행기가 소실되고 비행사가 가장 많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지난 10일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사단장이 아예 교체됐고, 정치위원과 보위부장은 1계급 강등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군 총정치국·보위국 합동검열은 순천비행장에 나가 있는 중앙당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원 연구소조가 작성한 ‘우리식의 공군무력 현대화 장비 종합보고서’가 발단이 돼 이뤄졌다.

해당 보고서에는 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부터 지난 8년간 공군기 일상 정비를 소홀히 해 동체 수가 줄고 있어 기술적 유지관리와 장비개선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이 보고서를 받은 뒤 군 총참모부에 8년간의 훈련 총화 보고서를 올리라고 지시했다.

이후 총참의 훈련 총화 보고서에 기초해 7일부터 군 총정치국과 보위국이 전체 공군 사단에 대한 합동검열을 시행한 결과 공군 2사단이 가장 많은 비행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소식통은 “제2 항공 및 반항공 사단에서 지난 8년간 총 9건의 공중폭파 및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당장 가동하지 못하는 비행기 동체는 총 11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른 사단들에서도 사고가 있었지만 2사단이 그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라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공군 2사단장은 제대 명령을 받아 짐을 싸서 나갔고, 기존 기술부사단장이 새 사단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공군 2사단 정치위원은 소장에서 대좌로, 보위부장은 대좌에서 상좌로 각각 1계급 강등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북한 군 당국은 ‘군인들에 대한 정치사업과 교양사업이 잘 안 돼 있어 나라가 허리띠를 조여 무장한 귀중한 비행기 사고가 자주 발생한 것’이라며 정치위원을 경고 조치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전투준비상태는 곧 군인들의 사상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사고가 많으면 마땅히 정치위원이 연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당적 처벌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보위부장은 비행장 경비와 사고 조사뿐만 아니라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보위안전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 역시 강등 및 경고 처분을 받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군 당국은 또한 공군 2사단 비행사와 정비원, 비행장 경비를 맡은 지휘관과 정치 및 보위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1개월간의 당 강습을 받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들은 황해북도 중화군에 위치한 공군사령부 지휘부 당 강습소에 소집된 상태다.

군 총정치국 조직부가 진행하는 당 강습의 요강은 ▲자체 검토 ▲사건·사고 및 결함 원인 토의 ▲비행사와 지휘관 당성 강화 문제 ▲총화 및 처벌 대책 보고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검열에 따라 공군 전체 사단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문제가 된 공군 2사단에서는 비행사와 정비원, 비행장 경비부대 군인 모두가 처벌 가능성에 상당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비행사들 사이에서는 “한 번씩 상부 명령을 받고 출격할 때마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담보 없이 떠나는 사람이 90%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불평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고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낡은 비행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정비원들은 “그저 구시대 비행기를 최선으로 정비할 뿐 별수 없이 운명에 맡겨야 할 문제”라며 한숨을 내뱉고 있고, 기술원들은 “차라리 제대되는 게 나을 수 있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