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7-21 0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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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국경 감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양강도 접경 지역에서 탈북을 시도하던 부자(父子)가 국경경비대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국경경비대가 먼저 강을 건너간 아들을 붙잡아오는 과정에서 무장한 채 중국 국경을 침범한 일로 북중 간 신경전이 일어 일촉즉발의 상황도 연출됐다는 전언이다.
20일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함경남도 함주군 주민 70대 전모 씨와 그의 40대 아들이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탈북을 시도하다 국경경비여단 기동대에 붙잡혔다.
앞서 아버지 전 씨는 발열 증세로 코로나19 의심자로 분류돼 40일간 자가격리됐는데, 나이든 아버지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한 달이 넘도록 방치돼 있던 것에 화가 난 아들이 국가의 무책임함과 지나친 방역 대응에 환멸을 느끼고 아버지와 함께 탈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씨 부자는 불법 벌이차를 타고 양강도 국경 지역에 도착해 아들의 군대 동기인 삼지연 주둔 1여단 군관의 집에 숨어들었고, 이 군관을 통해 국경경비대 정치지도원과 짜고 4일 밤 탈북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나이가 들어 잘 걷질 못하는 아버지 전 씨는 정치지도원과 따로 오토바이를 타고 아들은 정치지도원이 붙여준 하전사와 함께 빠른 길로 걸어서 각각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그러나 아들 일행이 약속된 장소에 도착한 지 한참이 지나도 아버지 일행이 오질 않자, 하전사는 “곧 근무 교대할 시간이니 먼저 건너가 중국 쪽에 숨어있으면 우리가 알아서 아버지를 넘기겠다”며 먼저 아들을 강 건너 중국 쪽으로 보냈다.
이후 아버지가 뒤늦게 도착해 하전사와 함께 아들이 있는 강 건너로 가려고 막 강가에 들어서려던 순간 임의 시간에 임의 구역을 순찰하는 국경경비여단 기동대가 예기치 않게 나타나 총기를 휘두르며 현장을 덮쳤다.
그때 아버지가 강 건너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너만이라도 살라”고 소리쳤고, 기동대는 그의 아들이 건너편 중국 측 강가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무장한 병력을 보내 끝내 아들을 붙잡아 왔다.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난 뒤 중국의 국경 경계·경비를 담당하는 변방대가 발칵 뒤집히면서 사건은 또 다른 문제로 번졌다.
중국 변방대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5일 국경에 설치된 CCTV 등을 통해 무장한 북한 군인들이 자국 영토로 넘어온 것을 확인했는데, 이 사안이 윗선에까지 보고되면서 해당 지역 경계 근무를 맡은 변방대 책임자가 경비를 소홀히 했다는 잘못으로 불려가 책임 추궁을 당하고 처벌까지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그의 지휘 아래에 있던 변방대 병사들이 앙심을 품고 이튿날인 6일 강가에 나와 북한 측 국경경비대원들을 향해 “너희 조선(북한)은 우리가 강에 내려서지도 못하게 하면서 왜 무장한 군인들까지 보내 사람을 잡아가는가. 공식적인 절차대로 우리에게 통보하면 될 일이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변방대와 북한 국경경비대가 충돌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측은 서로에게 손가락질과 욕설을 하고 돌을 던지는가 하면 심지어 총구를 겨누는 위협적인 행동까지 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를 두고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북남(남북) 서해 해상전투(연평해전) 같은 사태가 조중(북중) 간에 벌어질 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실은 국가보위성에도 보고됐으나, 국가보위성은 오히려 무장한 채 중국으로 건너간 기동대 군인들과 이를 지시한 대대 보위지도원이 긴박함 속에서 사건을 잘 처리했다며 높이 평가하고 모범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붙잡힌 전 씨 부자는 양강도 보위국 구류장에서 취조를 받으면서 “중국으로 넘어가 남조선(한국)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남조선으로 바로 갈 계획이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보위국에서 기초 조사를 받은 이들은 이번 주 중 본거지인 함경남도의 보위국 예심과로 이송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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