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8-31 07: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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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수해·태풍 같은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산적한 민생고를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일 간부와 주민들에게 내부 경쟁 유도, 재자원화, 절약 등 백가쟁명식 방안을 제시하며 분발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력갱생 노선의 '재탕'일 뿐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7일 '경쟁 속에 발전하고 경쟁 속에 도약할 때' 제목 기사에서 국내 여러 공장이 품질 경쟁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 도는 매년 소비품전시회를 열어 공장별 품질을 겨루고 경험과 기술을 공유한다.
예컨대 도별 가방 공장은 해마다 '학생가방 질 평가회'에 참여해 자체생산 제품을 전시한다.
이런 경험이 쌓여 최근에는 지방공업 공장 제품들도 '2월2일제품'으로 등록됐으며, 품질인증 기준인 '12월15일 품질메달'을 받은 공장도 평양가방공장·강계고려약 가공공장 등 여러 곳 있다.
'2월2일 제품'은 1981년 2월 2일 김일성 주석이 참석한 전국품질감독일꾼대회 이후 북한이 최우수 상품에 주는 품질 인증 기준이다. '12월15일 품질메달'은 2015년 제정한 새로운 기준인데 기존 '2월2일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광진 북한 품질감독국 책임부원은 "각 도에 꾸려진 가방공장들에서 질 경쟁을 맹렬하게 벌여 뚜렷한 발전을 가져왔다"며 "앞선 경험을 따라 배우고 따라 앞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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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와 재자원화 역시 반복되는 화두다.
신문은 28일 '증산 절약, 질 제고에로 추동하는 당 조직정치 사업' 제목 기사에서 이러한 노력을 소개했다.
경공업 부문은 수입에 의존하는 사탕가루 대신 물엿과 옥당(옥수수 녹말로 만든 당분)을 활용해 과자를 생산한다.
평양이동통신운영국은 내부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매년 전력 수만㎾를 만든다.
진천군시멘트공장은 재자원화를 통해 시멘트 부산물을 만들고, 각종 기계류를 재활용해 원가를 아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자구책으로 민생고를 해결한다는 건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정제유(1만7천t) 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3만4천t)에 견줘 절반 수준으로 급감, 눈앞에 닥친 원자재 부족 해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북한이 유일하게 기댈 언덕인 중국과 국경마저 봉쇄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외부 지원을 거부하겠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이런 대내외 환경에 맞는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여기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북한 경제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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