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0-06 13: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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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지난달 초 자강도 만포시와 희천시에 주유소와 세차장 증설을 지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역 관계자들은 급작스러운 지시에 의아해하면서도 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부 소식통은 “지난 9월 2일 만포시와 희천시에 연유(燃油)판매소(주유소)와 차 세척장(세차장)을 현재보다 3배로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이에 현재 시당돌격대들이 건설 기초작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중앙당에서 자강도 당 위원회를 통해 각 지역에 전달된 것으로, 도당에서는 ‘연유판매소를 건설하면 정부가 바로 연유를 채워줄 것이니 가능한 한 빨리 설치하라’라는 당부도 있었다.
여기서 만포시는 중국 지린(吉林)성과 압록강을 맞대고 있는 국경 도시다. 또한 지난해 지안(集安)과 연결된 대교가 개통된 바 있고, 중국 지린성 내륙에서부터 북한 국경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도 지난해 9월 개통돼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중국과의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만한 여건을 갖춘 상태다.
그러나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경이 차단되면서 이 고속도로와 다리도 사실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희천시의 경우 자강도 내륙 지역으로 기존에도 통행 차량이 많은 곳이 아니다. 때문에 연유판매소와 세차장을 왜 더 건설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관계자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소식통은 “희천은 자강도 국경지역에서 평양으로 가는 중간 기착점이어서 중국에서 수입한 연유를 평양으로 이송하기 전 운반 차량을 정비하거나 연유를 다른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이 같은 시설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만포와 희천에 연유판매소와 세차장 증설 지시는 중국을 통한 연유 수입 증가를 염두에 둔 사전 조치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로 국경 통행을 제한한 상황에서도 정유제품 수입을 지속하고 있다.
평양 외곽에 위치한 연유판매소. /사진=데일리NK
더욱이 안보리 결의에서 정한 연간 정유제품 수입한도인 50만 배럴을 이미 초과하는 양을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엔 회원국 43개국은 북한이 지난 5월까지 56차례에 걸친 불법 활동으로 160만 배럴 이상의 정유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또 다른 내부 소식통은 “만포를 통한 연유 수입 확대는 자강도를 제2의 수도로 꾸리겠다는 당국의 의도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전시에 자강도를 최고사령부와 전선사령부가 위치할 수 있는 제2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게 평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연유 수입 확대는 경제 발전을 꾀하려는 의도가 크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도 철저한 전쟁 준비를 주문해온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이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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