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0-06 12: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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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연말까지 '80일 전투'로 전 주민의 노력동원 운동에 전격 돌입해 주목된다.
내년 1월 국정운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노동당 제8차 대회를 빈손으로 치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대북제재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자연재해로 올해 안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낼 수 없게 됐지만, 마냥 손 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전당, 전국, 전민이 80일 전투를 힘있게 벌여 당 제8차 대회를 빛나게 맞이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6일 전했다.
북한은 과거부터 당 대회 등 중요한 계기 때면 '속도전'으로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해 '00일 전투' 식으로 기한을 정해 주민 노동력을 총동원했다.
앞서 4년 전 2016년 5월 7차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2월 중순∼5.2)를 펼쳤고, 7차 당대회 직후에는 평양 려명거리 조성과 함경북도 태풍 피해 복구를 골자로 한 '200일 전투'(6∼12월)를 벌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에는 '150일 전투'(4.20∼9.16)를 벌였는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4년 2월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추대된 직후 경제부문 업적 쌓기 차원에서 지휘했던 '70일 전투(1974.10.21∼12.29)'의 복사판이었다.
중앙통신도 이날 "당대회를 맞이할 때마다 거창한 사회주의 대건설 전투를 벌여 위대한 전변의 역사를 안아오고 눈부신 기적을 창조해온 것은 우리 인민의 자랑스러운 투쟁 전통"이라고 이번 80일 전투에 의미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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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80일전투라는 노력동원 운동 카드를 빼든데는 침체한 경제를 만회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현실 인식도 자리한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 대해 "우리 당과 혁명발전에서 획기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한 정치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당대회를 앞두고 대내외에 선전할만한 최소한의 경제성과가 필요하다.
이미 북한은 지난 8월 당 전원회의를 열어 경제목표 달성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내년에 열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4년 전 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창한 경제 성과는 고사하고 코로나19와 태풍 피해로 불가피하게 늦춘 경제과제들을 불과 석 달도 남지 않은 8차 당대회 이전에 마무리하면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하지만 북한 내부는 주민들이 연일 태풍 피해 복구작업에 동원되고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장기화에 지쳐 좀처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수해 복구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받지 말라고 공개 지시한 와중에 자력갱생 외에는 마땅한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중앙통신도 "우리 앞에는 무시할 수 없는 도전들이 버티여 서 있으며 올해 안에 도달해야 할 투쟁 목표들도 아름차게 놓여 있다"고 내부 상황을 언급했다.
결국 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번 전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고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80일 전투는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과 8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차원"이라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마지막 해인 올해, 목표 달성은 못하더라도 최대한 성과적으로 종결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년 1월 당대회에서 성공적으로 비전을 제시하려면 80일간 철저히 허리띠를 졸라매 총돌격전을 벌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며 "올해 성과에 '올인'하는 김 위원장의 절박감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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