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포시 봉쇄령 해제됐지만…주민 100여명 사망해 분위기 ‘흉흉’
  • 관리자
  • 2020-11-20 1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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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도 만포시의 한 공장에서 큼지막하게 붙은 선전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교수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의심 사례 발생으로 자강도 만포시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지난 주말을 기해 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봉쇄기간 만포시 주민 100여 명이 사망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자강도 소식통은 17일  “전염병 방역을 이유로 만포시에 내려졌던 봉쇄가 지난 14일 해제됐다”면서 “봉쇄되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직장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봉쇄가 풀려 직장도 다니고 돌아다닐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본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자강도 만포시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던 주민 10여 명이 무더기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지난달 26일 봉쇄령이 내려졌다고 전한 바 있다. 사망한 주민들이 모두 국가밀수로 들여온 물품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북한 당국은 긴급 소독 및 의심자 분류·격리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만포시 봉쇄 이후 문제가 된 국가밀수품들을 모두 불태웠으나, 일부 중요 품목들은 현재 만포세관 내 적재장에 따로 보관하면서 매일 소독하고 있다.

앞서 국외에서 들여온 물품을 일정 기간 격리해야 한다는 방역 수칙을 어기고 물품을 풀어 사태를 유발한 만포시 세관 일꾼들과 장사꾼 10여 명은 시 안전부 구류장에서 예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가전복죄, 살인죄를 저지른 것으로 취급돼 최하 7년의 노동교화형, 최대 무기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한두 명의 주모자들은 공개적으로 처형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 봉쇄 기간 만포시 내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주민 수는 총 107명, 의진자로 분류해 국가 지정 격리시설로 호송된 인원은 320여 명으로 집계돼 도(道) 비상방역위원회에 보고됐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의학적으로 추적검사가 필요한 대상자들은 현재 자가격리하고 있으며, 시 안전부가 집 대문에 ‘격리’라는 인쇄물을 붙여 감시하고 주민들의 접근을 일절 차단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렇듯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일상 복귀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봉쇄령을 해제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만포는 5월 초까지 나무나 탄을 때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화목철(땔감 마련 기간)에 유동이 금지돼 사람들이 월동준비를 못 했고, 김장철에 김장을 못한 세대도 절반이 넘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니 봉쇄령을 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 당국은 만포시 봉쇄 이후 주민 1인당 하루 300g씩 10일분의 식량을 제공하기도 했으나, 3주가량의 봉쇄 기간을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만포시 육아원과 초등학원에서 영양실조를 겪고 있던 10여 명의 아이들이 시 봉쇄에 따른 식량 부족에 아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봉쇄 기간 알게 모르게 굶어 죽은 세대나 인원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말도 하고, 방역이라는 게 전염병이 침투하기 전에 방지한다는 뜻인데 지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니 이제는 나라나 방역 기관 간부들 말을 하나도 못 믿겠다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차라리 산에 움막을 짓고 풀뿌리나 열매를 먹으며 사는 게 낫겠다고 봉쇄에 대한 환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만포시를 드나들 수 있는 길목들을 모두 차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내에서의 유동 금지 조치는 풀렸지만, 시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아직도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봉쇄가 해제된 14일부터 20일간을 더 지켜보고 시 경계를 푼다는 도당과 시당의 지시가 내려졌다”며 “군수공장에 필요한 물자만 들어오고 있을 뿐 쌀과 같은 인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못 들어오고 있어 시장에는 현물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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