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1-24 11: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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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들어 산불 방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인민군 부대에서는 산불 진화 전투에서 심한 부상을 입고도 희생정신을 발휘한 한 병사를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강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4일 총정치국은 ‘푸른 숲에 비낀 병사의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한 병사의 산불화재 진화 전투 당시 투쟁 정신을 담은 3쪽의 정치학습자료를 하달했다.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당국은 먼저 “지난 어느 날 구분대로부터 십여 리 떨어진 곳의 산등성이에서 연기가 타래 쳐 오르고, 이 보고를 받은 구분대 군인들이 소형뻐스(버스)를 타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소개했다.
자료는 또 “그 수림(화재 현장)으로 말하면 산림복구 전투는 최대의 애국 사업이라고 하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씀을 심장에 새겨 안고 주둔지역 인민들이 정성껏 심어 가꿔 울창한 숲을 이룬 조국의 귀중한 재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료는 “분담된 구역의 산불을 끄던 상급병사 장금영 동무는 정신없이 불을 끄며 뛰어다니다 갑자기 박힌 나무그루터기를 뽑았고 순간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를 지니고 온몸에 물을 적셔 굴리면서 불을 꺼나갔다”고 했다.
아울러 자료는 “당의 사상과 의도를 충성으로 받들어나가는 금영 동무였기에 생명의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렇듯 훌륭한 소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조국의 륭성(융성)번영을 위한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전군 장병들이 적극 따라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주도하에 진행해온 ‘산림복구 전투’에 의해 민둥산이 보물산으로 변모했다고 주장해왔었다. 여기에는 인민군 군인들의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사상전’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연자는 더 나아갔다. “장금영 동무는 그렇게 몸으로 구르기를 반복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몸은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아올랐고 맥도 진했지만, 기어이 나무들을 구원하겠다는 결사의 각오만은 더욱 굳세어졌다”라고 주장했다.
이 강연자는 또 “의식을 잃어가는 장금영 동무에게 전우들이 시원한 물을 마시라고 주자 그 순간에도 자기 자신보다 몸을 굴려 살려낸 애 어린 소나무 포기에 부어주어 지휘관 군인들을 감동시켰다”고 했다.
이는 지난 10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과 연관돼 주목된다. 주요 시설을 수호하기 위해 인민군대가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따른 ‘경제난’이 인민군대에까지 침투하는 등 여파로 주인 의식이 옅어지자, 일종의 ‘공공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 군인들 속에서는 “영화 같은 이야기”라는 시큰둥한 반응도 감지된다. 또한 “초겨울이면 곳곳에서 불이 나고 인민군대만 선봉대로 동원하니 우리 부대 지역에서만이라도 산불이 안 났으면 하는 게 소원”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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